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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한국여행 왔다가" "베르사유 5만원 vs 경복궁 3000원".... 스스로 가치 깎는 한국관광, 외래객 유치에 할인ㆍ면세 의존 해외 관광지에서 외국인 할인 혜택은 보기 드문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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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14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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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관광 변해야 산다]④ 외래객 유치에 할인ㆍ면세 의존
해외 관광지에서 외국인 할인 혜택은 보기 드문 사례

 

편집자주 ...
관광객은 늘었지만, 한국관광은 여전히 '불편한 여행'에 머물러 있다. 지도 하나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결제 한번도 쉽지 않다. 번듯한 공연장이 턱없이 부족해 전세계가 열광하는 K-콘텐츠의 무대조차 해외에 내준현실이다. '관광강국'을 말하기 전에 구조부터 되짚어야 할 때다. 뉴스1은 한국관광이 마주한 한계와 이를 극복하기 위한 과제를 7회에 걸쳐 집중 조명한다.

 

서울 경복궁 앞, 단체관광객 수십 명이 한꺼번에 고궁으로 진입한다. 입장료는 이미 포함돼 있고 한복을 입으면 무료다. 한 명당 체류시간은 짧고 인근 한식당·면세점 방문까지 정해진 코스로 이어진다. 흔히 말하는 '덤핑 관광'의 전형이다.

 

가격을 낮추는 대신 수량을 늘리는 방식. 한국은 지금 '저가·할인 구조'를 기반으로 한 외국인 관광객 유치 전략에 기대고 있다. 문제는 이 구조가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점이다.

 

고궁도, 박물관도…"세금 안내는 외국인이 더 싸다"

 

서울 주요 고궁은 관광객들에게 '할인보다 더 강한' 혜택을 제공한다.

한복만 입으면 입장료가 전액 면제되기 때문이다. 경복궁·덕수궁·창덕궁·창경궁·종묘 등 5대 고궁은 모두 국적과 관계없이 한복 착용 시 무료입장이 가능하다.

 

사실상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유인책으로 시작했지만, 현장에서는 '비자발적 가격 인하 수단'으로 굳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복 대여 후 무료입장까지 포함한 관광 패키지가 여행사들에 의해 대량 판매되고 있으며 외국인 관광객들은 고궁에서 한복을 입은 채 단체로 빠르게 입장한 뒤 단시간 체류 후 이동하는 모습이 반복된다.

 

박물관도 마찬가지다. 국립민속박물관, 서울역사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일부 지점 등은 외국인 대상 상설 전시 무료입장, 외국어 오디오가이드 제공, 단체 전용 시간 운영 등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이는 주요 관광지에서 외국인에게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보기 드문 사례다. 대부분의 국가는 오히려 자국민에게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한다. 외국인 관광객에겐 비싼 입장료를 걷는다.

예컨대, 태국 방콕의 대표 관광지인 '왕궁'의 입장료는 1인당 500밧(약 2만 1150원)이다. 전통 의상을 입는다고 해서 요금이 면제되지는 않는다.

 

대신 관광객은 전통 복장을 대여(300~500밧), 헤어·메이크업(각 150밧), 전문 촬영(1500밧), 패키지 가이드 투어(1200~1700밧)를 따로 지급한다. 이 모든 과정은 가격이 아닌 '경험'에 대한 소비로 연결된다.

 

일본 교토의 기요미즈데라(청수사) 역시 우리 돈 2만 원 상당의 입장료가 있다. 기요미즈데라 앞 다양한 전통의상 대여점은 의상 체험을 하려는 외국인으로 북적이지만 일본 전통의상을 입었다고 할인해 주지 않는다.

 

프랑스 파리의 베르사유 궁전은 정원과 궁전 내부 투어를 하는데 5만 원이 넘는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모든 외국 관광객은 2시간 넘게 줄을 서면서도 기꺼이 비용을 지불한다.

반면 한국은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스스로 가격을 낮추는 방식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

 

'싸야 팔린다'에 갇힌 단체관광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중국인의 방한 관광 결정 요인 1위는 '여행경비와 물가가 적정해서'(27.2%)였다. 이는 홍콩(26.0%)이나 일본(18.7%)보다도 가격 요인에 대한 민감도가 더 높은 수치다.

 

즉, 한국은 관광의 질이나 콘텐츠보다는 '싼 가격'으로 선택되는 나라라는 인식이 강하다는 의미다.

실제 방한 중국 단체관광 상품의 가격 구조는 극단적으로 왜곡돼 있다. 항공편을 이용한 상품은 1인당 약 5691위안(약 110만 원)이지만, 페리 이용 상품은 평균 2338위안(약 45만 원)으로 2배 이상 차이가 난다.

 

문제는 이 저가 상품 상당수가 '제로'(0) 또는 '마이너스' 지상비로 판매된다는 점이다. 현지 여행사는 상품가격을 사실상 무료에 가깝게 책정한 뒤 관광객이 쇼핑몰에서 지출하는 돈으로 수익을 보전하는 구조다.

 

이 과정에서 소비자 피해도 반복된다. 한중 전담여행사 조사 결과, 페리 이용 단체관광객의 52.3%가 "사전 일정과 실제 여행이 달랐다"고 응답해 일정 누락이나 쇼핑 강요 등의 피해 가능성이 컸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덤핑 구조가 단순한 업계 관행을 넘어, 한국관광 전체의 '브랜드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관계자는 "중국 단체관광시장은 덤핑상품 거래가 고착화된 대표적인 시장으로 이로 인한 부정적 이슈가 동남아 등 타 시장으로도 확산하고 있다"며 "한국-중국 공동 대응 및 덤핑상품 정기 모니터링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반면, 일본과 싱가포르 등은 이미 정부 차원에서 단체관광의 질적 관리를 시작했다.

 

일본은 국가관광청 주도로 현장 점검을 통한 덤핑 단속을 실시하고 있으며, 대만은 중국 단체관광객 유치 여행사에 품질보장 의무 사항을 명문화하고 있다.

 

"가격 깎기 아니라, 콘텐츠 경쟁으로 가야"

 

전문가들은 지금의 관광 구조를 '덤핑'이라는 표현으로 단순 치부하기보다는, 한국 관광이 스스로 만든 저가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정란수 프로젝트수 대표 겸 한양대 겸임교수는 "일본은 '가격을 낮춰 구걸하듯 팔지 않는다'는 인식이 있다"며 "우리도 할인과 무료 대신, 콘텐츠의 자존감을 회복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복을 입고 경복궁을 둘러보는 구조도 단순 입장료 할인 대신, 달빛야행처럼 몰입형 체험 콘텐츠와 결합하면 충분히 유료화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https://www.news1.kr/industry/hotel-tourism/5843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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