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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자민당 관계자들이 도쿄도의회 선거가 치러진 지난달 22일 도쿄 당본부에 자리해 있다. AFP연합뉴스
일본에서 참의원(상원) 선거를 앞두고 부정선거론이 퍼지고 있다.
최근 일본에서는 인터넷만이 아니라 거리에서도 부정선거론이 공개 언급되고 있다고 14일 마이니치신문은 전했다.
구체적 주장은 한국과 유사하다. 사전투표하면 투표용지가 바뀐다거나 개표소에 첩자가 있어 결과를 조작한다는 식이다. 투표지에 연필로 기입하면 투표 내용이 뒤바뀔 수 있다는 음모론도 확산돼 있다. 투표에 연필 사용이 가능한 일본 특성이 반영된 주장이다. 일본은 투표용지의 빈칸에 유권자가 직접 지지 후보 등 이름을 적는 이른바 ‘자서(自書) 투표제’를 운용 중이다.
부정선거론은 지난달 도쿄도의회 선거, 이달 20일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크게 늘었다. 공영방송 NHK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올해 엑스(X)에서만 “부정선거가 벌어지고 있다”는 등 관련 게시글이 공유를 포함해 50만 건을 돌파했는데, 이 중 22만 건이 지난달 작성됐다. 일부 정치인들도 소셜미디어에서 부정선거 의혹을 던졌다.
도쿄도선거 개표 부정 주장이 확산되면서 도 선거관리위원회가 “개표는 공직선거법에 따라 참관인의 입회 아래 적정히 이뤄지고 있다. 때문에 부정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해명하는 사태도 벌어졌다. NHK 조사에 따르면 일본에서 부정 개표 의혹을 믿는다는 취지의 답변은 23%에 달했다.
실상 부정선거 발생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마이니치는 설명했다. 부정 방지 장치가 여럿 마련돼 있기 때문이다. 부정 방지책은 처음 투표소에 도착한 유권자가 빈 투표함을 확인하는 것부터 시작된다. 투표함에는 최소 두 개의 자물쇠가 체결되고, 열쇠는 각각 다른 봉투에 봉인된 채 개표소로 옮겨진다. 투표 종료 후엔 투표함 투입구에 추가 자물쇠가 채워진다.
투표시 연필 사용도 부정선거와 연결짓기에는 무리가 있다. 연필 사용을 가능케한 것은 볼펜을 쓸 경우 종류에 따라 접힌 용지에서 잉크가 번져 무효표 발생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NHK는 짚었다.일본 투표용지는 개표 시간 단축을 위해 접고 펴기 쉽도록 플라스틱 소재를 섞어 제작됐다.

일본 투표 방식을 설명하는 영상 일부. “선거구 선거에서는 후보자 이름을”이란 설명이 기재돼 있다. 일본 총무성
부정선거론은 일본만의 현상은 아니다. NHK는 특히 한국 6월 대선 때 보수 성향 유튜버들이 부정선거 의혹을 반복해 주장했다고 전했다. 또 지난해 12월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계엄을 밀어붙이는 중에도 부정선거 의심 주장에 따른 군의 선관위 진입 사태가 있었다고 짚었다. 한국 부정선거론을 소개하는 영상을 보고 일본 시청자들이 “일본도 저렇게 되는 거 아니냐”고 불안감을 표하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다이라 가즈히로 오비린대 교수는 “온라인상에서는 관심을 끌수록 정보가 더 널리 퍼진다. 허위 정보는 그런 구조를 이용해 눈에 띄는 영상과 제목으로 만들어진다”며 “그런 정보에 이끌릴 때에는 누구의 주장인지, (그가) 그동안 어떤 정보를 퍼뜨려 왔는지를 냉정하게 살펴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