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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두 차례 북한 평양에 간 드론작전사령부의 무인기가 대북전단(삐라)을 투하한 지점이 '15호 관저'였다는 증언이 나왔다. '15호 관저'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관저로 알려져 있다.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 취재를 종합하면, 드론작전사령부(아래 드론사령부)는 지난해 10월 3일과 10월 8일 두 차례에 걸쳐 북한 평양에 위치한 '김정은 관저'에 최대 3600장의 삐라를 뿌렸다. 드론사령부는 10월 3일엔 2대, 10월 8일엔 4대, 총 6대의 무인기(S-BAT, A타입)를 평양에 보냈는데, 무인기 한 대당 최대로 실을 수 있는 삐라는 600장이다.
백령기지 내부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 A씨는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 "10월 3일엔 특정 좌표를 찍어줘서 봤더니 '15호 관저' 근처였고, 10월 8일엔 투하 지점을 '15호 관저'로 하달 받았다"며 "당시 비행 담당 인원들이 구글맵으로 '15호 관저'를 검색해서 좌표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지시한 건 김용대 사령관이다. 김 사령관은 당시 101대대 백령기지 중대장(소령)에게 비화폰으로 연락해 작전을 지시했다. A씨는 "작전은 항상 김용대 사령관이 작전 3~4시간 전 직접 현장지휘관에게 하달한다. 백령기지 현장지휘관은 중대장"이라며 "당시만 하더라도 작전이 계엄과 관련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고, 북의 오물풍선에 대응하는 것이라고 여겨 오히려 긍지를 가졌다"고 강조했다.
앞서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이 보도한 '남포 침투 작전' 당시에도 김용대 사령관은 작전 3~4시간 전 당시 휴가 중이던 백령기지 중대장을 대신해 소대장에게 직접 비화폰으로 작전을 하달했다(관련 기사 [단독]"안 된다는데요?", 김용대 드론사령관은 누구에게 보고했나).
북한이 밝힌 무인기 추락 날짜는 지난해 10월 9일이다. 우리 군은 북한의 발표를 부정했지만, 추락한 무인기는 드론사령부가 지난해 10월 8일 보낸 무인기 4대 중 1대였다. 북한 입장에선, 10월 3일 '김정은 관저'가 뚫린 뒤, 경계를 강화해 10월 8일 똑같은 무인기 도발에 대응한 셈이다.
북한이 발표한 무인기 추락 시점과 드론사령부의 무인기 작전 날짜에 하루 차이가 있는 이유는 이륙 시간에서 찾을 수 있다. 지난해 10월 8일 첫 무인기가 백령기지에서 이륙한 시간은 오후 11시다. 10분 간격을 두고 나머지 3대도 이륙했다. 백령도에서 평양까지 직선거리는 150km 정도다. S-BAT 무인기는 시속 110km/h 속도로 이동한다. 평양까지 1시간 넘게 걸려 도착했기 때문에, 무인기가 추락한 날짜는 지난해 10월 9일이다.
당시 총 4대의 무인기가 떴지만 돌아온 건 3대뿐이다. 첫 무인기가 복귀한 시간은 다음 날인 지난해 10월 9일 오전 2시 30분경이고, 오전 3시경 두 대의 무인기가 함께 착륙했다. 나머지 한 대는 돌아오지 못했다.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정은 관저에 삐라를 뿌렸다는 건 북한으로선 참을 수 없는 도발"이라며 "윤석열 정부가 실제 전쟁을 일으키려고 했던 의도를 엿볼 수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현광 겸손보도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