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종은 자동차에도 취미가 있었는데, 캐딜락을 타고 다녔다. 이와 관련된 일화로 일제강점기 때 손병희가 캐딜락을 구입했는데, 자신의 차가 고종의 캐딜락보다 좋다는 사실을 알고 군주의 자동차보다 좋은 것을 탈 수는 없다면서 고종과 캐딜락을 서로 바꾸어 탔다는 이야기가 있다.
고종 어차용으로 수입한 다임러 리무진은 나중에 순종황제가 탔으며, 순종황제가 타던 캐딜락은 순정효황후가 이어서 탔다. 이들 어차는 각각 등록 문화재 제318호, 제319호로 등록돼 현재 국립고궁박물관 지하1층에 전시되어 있다.
고종 어차용으로 수입한 다임러 리무진에 대해서는 재미있는 일화가 하나 있다. 1995년 문화재 관리국은 80여 년간 방치돼 먼지가 켜켜이 쌓여 있던 어차를 꺼내 ‘복원’하려 했다. 당시 영국 재규어 다임러에서 고종 어차를 복원하기 위해 전문가가 파견됐다. 고종 어차를 본 전문가는 환호성을 질렀다고 한다. 일부 녹만 슬었을 뿐 차의 상태가 거의 완벽하게 보존돼 있었기 때문이다. 부품 손상도 없었다. 당시 자문 위원으로 참여했다는 전영선 소장은 “복원이라고 하기보다 보수라는 개념으로 보는 게 맞다”라고 말했다.
재규어 다임러에서 파견된 전문가는 “같은 종류의 차가 영국의 한 박물관에 보관돼 있다. 전 세계에 딱 1대밖에 없는 줄 알았는데, 여기 또 있다니 놀랐다”라며 값은 얼마든지 줄 테니 본인들이 보수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그러나 현대자동차에서 보수했고, 창덕궁을 거쳐 현재의 국립고궁박물관으로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