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스 생산 내재화···종합 식품기업 도약
"공급망 안정화 기여···주가 상승 기대"
불닭볶음면 신화를 쓰고 있는 삼양식품(003230)이 국내 소스 전문 기업 지앤에프를 대상으로 창사 이래 첫 기업 인수합병(M&A)을 단행한다. 탄탄한 실적과 자금력을 바탕으로 기존의 보수적인 투자 기조를 넘어 과감한 M&A 전략을 본격 가동하는 것이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이날 지앤에프 지분 100%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거래가는 약 600억 원으로 알려졌다. 삼양식품이 1961년 창사 이후 다른 회사를 인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앤에프는 라면 스프 및 분말 소스 제조에 주력하는 회사로 농심(004370)·풀무원(017810)·오뚜기(007310) 등 국내 유수의 식품 기업에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417억 원, 영업이익은 32억 원이다.
지앤에프가 국내 주요 라면 업체에 스프를 납품해온 핵심 공급 업체여서 이번 거래는 업계 공급망에 적잖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삼양식품에 인수된 뒤에는 경쟁사들의 원재료 수급과 시장 판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삼양식품이 생산 안정성과 품질 경쟁력을 확보함과 동시에 소스·가정간편식(HMR) 등 신사업 확장의 발판을 마련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불닭 질주'에 공급망 안정화로 날개 달았다…"글로벌 경쟁력 더 높아져"
삼양식품이 국내 소스 전문 업체 지앤에프를 인수한 배경은 불닭볶음면 등 자사 라면 제품에 들어가는 소스를 직접 생산하려는 전략에서 비롯됐다. 스프 제조의 내재화를 통해 품질과 공급 안정성을 강화하고 원가 절감 효과까지 동시에 노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삼양식품은 그동안 제품 액상·분말 스프 등의 소스 원료 대부분 물량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으로 외주에 위탁해왔다. 이번 인수합병(M&A)을 통해 소스 공급망을 안정화시킴으로써 실적·주가 성장세는 더욱 가파르게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양식품은 국내 소스 기업 중 우수한 생산 설비와 OEM 역량을 갖춘 곳을 물색하다 지앤에프를 인수 대상으로 낙점했다. 서울에 본사가 있는 지앤에프는 충북 음성군에 2개의 생산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불닭볶음면의 글로벌 흥행과 생산 확대 흐름 속에 스프 공급 능력은 기업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부상했다. 최근 원가 상승과 공급망 불안정성이 높아진 만큼 핵심 소재를 직접 생산할 수 있는 역량 확보는 기업가치 제고에도 긍정적일 것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라면업계 전체 공급 체인 대변화 예고…'불닭 신화'로 쌓은 현금 투입
삼양식품이 직접 스프 제조 능력을 확보하게 되면 품질·원가·납기 등 모든 측면에서 경쟁 우위를 선점하는 동시에 라면업계 전체 공급망에도 새로운 긴장감을 불어넣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고객사인 타 라면 업체들의 원재료 수급에도 변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한 식품 업계 관계자는 “지앤에프는 생산 역량을 삼양식품 제품에 우선적으로 투입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계열사 수요에 기반한 성장세를 이어나가게 될 것”이라며 “이번 거래로 삼양식품과 지앤에프가 속한 식품 업계와 소스 원료 제조 업계의 공급 체인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나아가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에 편중된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종합 식품 회사로 도약하는 전기를 마련할 토대를 갖추게 됐다. 그동안 삼양식품의 투자는 기업 M&A에는 보수적인 태도를 견지하면서 공장 가동 확대 등 유기적 성장에만 집중돼왔다. 지앤에프 인수는 이런 경영 전략의 전환점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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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1/0004508024?sid=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