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7월 10일 장애인권법센터 대표를 맡고 있는 김예원 변호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과가 담긴 글을 게재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된 글에서 김예원 변호사는 “어제 공청회장에서 박지원 의원님의 장애를 언급한 것은 전적으로 저의 잘못”이라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질문하셨다가 그런 대답을 듣고 당황하셨을 의원님께 오늘 아침에 직접 사과드렸다”라며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본인의 사과를 받았다고 전했다.
평소 의안을 착용하고 적극적으로 의정 활동을 하는 박지원 의원을 보면서 ‘대단하다’라는 생각에, 괜히 혼자 반가워 일방적인 내적 친밀감에 결례를 범했다는 김예원 변호사. “너무 후회된다”라며 ‘ㅠㅠ’라는 이모티콘을 달기도 했다.
하루 전, 김예원 변호사는 박지원 의원을 향한 언행으로 뭇매를 맞았다. 국민의힘 측 진술인으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검찰개혁 4법 공청회에 참석한 김 변호사는 이 자리에서 “의원님이 한쪽 눈이 없으시잖아요”라고 발언했다.
“약자 편에 서 좋은 일을 하는 김예원 변호사가 마치 정치검찰 개혁에 반대하는 것처럼 말해선 안 된다”라는 박지원 의원의 말에 대한 반응이었다. 박지원 의원의 장애를 공개적으로 지적한 김 변호사는 이어 “저도 마찬가지로 한쪽 눈이 없다”라며 “저도 장애인으로 살고 있는데 제가 변호사가 될 때까지 장애인들을 거의 못 만나 봤다”라고 덧붙였다.
해당 발언으로 논란이 된 김예원 변호사는 사과문에서 “제가 이해하기로 어제 박지원 의원님의 질문 취지는 ‘사회적 약자를 변호한다면서 왜 검찰개혁을 반대하냐?’였다”라고 적었다. 이어 김 변호사는 “그냥 ‘지금 이대로는 제도의 디테일이 없어서 그대로 시행될 경우 사회적 약자가 제일 큰 피해를 입게 되어 그렇습니다’ 이렇게 간단하게 말했으면 될 것을 멍청하게 저는 왜 그랬을까”라고 자책했다.
태어날 때부터 장애인이 되었으나, 공부도 잘하고 목소리가 커 차별당한 적이 거의 없다는 김예원 변호사는 “공익변호사 활동을 한 이후부터야 이 사회에 투명인간 취급 당한 장애인이 많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제도의 설계는 그 잘 보이지 않는 사람도 감안해서 세심하게 설계돼야 한다”라고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그러면서 “시간 제약으로 끝까지 말을 다 하지 못하고 어색하고 무례한 답변만 남았다”라고 털어놨다.
박지원 의원에게 전달한 사과와는 별개로 자신의 경솔한 언행으로 상처를 받은 이들, 그리고 분노하는 많은 이들에게도 고개를 숙였다. 김예원 변호사는 “제 진심이나 진짜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이었건 간에 어제의 제 잘못을 조금도 줄일 수 없다”라며 “죄송하고 또 죄송하다”라고 재차 사과했다.
1942년생, 올해로 만 83세인 박지원 의원은 미국에서 지내던 시절 유전성 녹내장으로 왼쪽 눈을 실명해 수술 후 의안을 한 상태다. 녹내장은 다른 쪽 눈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2003년 대북송금 특검으로 구속된 박지원 의원은 이때 오른쪽 눈에도 녹내장이 전이된 사실을 알게 됐다. 항소심 재판에서 박 의원은 “하나 남은 눈을 잃지 않도록, 입원 치료의 기회를 달라”라고 호소했지만 재판장이 녹내장을 ‘백내장’으로 잘못 읽은 탓에 허락이 불발됐다.
다음날 결심 공판이 끝난 뒤에야 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이송된 박지원 의원은 일주일 동안 총 18가지의 약을 복용했다. 그중에는 3일 이상 복용해선 안 되는 약도 포함됐고, 이 때문에 후유증을 앓게 된 박지원 의원은 2004년 가을 쓸개를 떼어내는 수술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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