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단독] 살인 피해 여성 32%, ‘친밀 관계’ 가해자에 범행 앞서 폭력 당했다
5,185 2
2025.07.11 11:33
5,185 2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8/0002755461

 

경찰, 첫 성별 구분 선행 범죄 피해 통계 발표

#. 지난달 19일 60대 여성 ㄱ씨는 인천 부평구 자신이 살던 집 현관에서 남편에게 살해됐다. ㄱ씨는 남편의 가정폭력을 견디다 못해 경찰에 신고하고 법원으로부터 접근금지 6개월 명령을 받았지만, 이 기간이 끝난 지 일주일 만에 목숨을 잃은 것이다. 이날은 ㄱ씨가 추가 안전 조처를 경찰과 상담하기로 한 날이기도 했다.

#. 지난 5월12일 30대 여성 ㄴ씨는 경기도 화성 동탄에서 전 연인에게 살해됐다. ㄴ씨는 경찰에 9번이나 신고하는 등 수차례 도움을 요청했지만 소용없었다. 지인이 마련해준 거처에서 숨어지내다가 가해자에게 발각돼 납치된 뒤 결국 목숨을 잃었다.


지난해 여성 살인(미수 포함) 피해자 10명 가운데 3명가량이 범행 전 살인 가해자로부터 가정폭력·교제폭력·스토킹 같은 이른바 ‘친밀한 관계에서의 폭력’(IPVIntimate partner violence) 피해가 있었다는 경찰 통계가 처음 나왔다. 상당수 여성이 ㄱ씨나 ㄴ씨처럼 전·현 배우자나 연인 등 가장 가까웠던 사람에게 살인이란 극단적 범죄를 당하기 전에 ‘여성폭력’이 선행됐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보여준다.

10일 경찰청이 발간한 ‘2024 사회적 약자 보호 주요 경찰 활동’ 보고를 보면, 지난해 살인범죄(미수 포함) 여성 피해자 총 333명 가운데 ‘여성폭력’ 피해 이력이 있는 경우는 108명(32.4%)이다. 여성폭력의 세부 유형은 가정폭력 피해가 60건(55.6%)으로 가장 많았고, 교제폭력 34건(31.5%), 스토킹 12건(11.1%), 성폭력 2건(1.9%) 등이 뒤를 이었다. 남성 살인 피해자(435명)의 경우 과거 가정폭력·교제폭력 등의 경험이 있는 경우가 42명으로 9.7%에 머물렀다. 살인에 앞서 ‘친밀한 관계 폭력’을 겪었던 여성 비율이 남성보다 3배 이상 높았다. 2023년에도 여성 살인 피해 사건 중 여성폭력 피해 이력 비율이 34.4%로, 남성(8.2%)보다 많았다.

경찰이 친밀한 관계에서 벌어진 폭력이 살인 사건으로 이어진 통계를 분석하기 시작한 것은 2023년부터다. 많은 여성이 전·현 배우자나 연인으로부터 폭력을 겪다 목숨을 잃는 사건이 발생하는데도 정부 차원의 통계가 존재하지 않아 대응책 마련에 한계가 크다는 지적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경찰은 2023년 1월부터 모든 살인(미수 포함)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가해자 사이에 과거 가정폭력·교제폭력·스토킹·성폭력 등으로 신고가 있거나 입건·처벌 받은 이력이 있는지 기입하도록 했다. 지난해 살인 전에 친밀한 관계 내 폭력이 있었는지를 분석한 데 이어, 이번에 처음으로 피해자 성별을 나눠 실태를 확인했다.

이번 경찰 보고의 2023~2024년 살인 전 친밀한 관계 내 폭력 발생 현황 및 피해자 성별을 교차한 분석 결과를 보면, 가정폭력이나 교제폭력·스토킹·성폭력 등 전·현 배우자나 연인같이 ‘친밀한 관계’에서 주로 발생하는 범죄가 살인(미수 포함)까지 이어진 사례가 여성에게 쏠려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최란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소장은 “여성 살인의 30% 이상에서 ‘친밀한 관계 폭력’이 선행됐다는 것은 ‘여성폭력’이 사회·구조적 폭력의 일환일 뿐만 아니라, 심각한 범죄로 이어지기 쉽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여성폭력에 대해 수사기관이 초기 대응 과정에서 범죄의 심각성을 깊이 인지하는 등 정책적 변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친밀한 관계에서의 여성폭력’ 규모를 제대로 파악해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려면 향후 통계 분석이 좀 더 정교해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선혜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처장은 “살인 혐의는 죽이려는 ‘고의’를 갖고 있었는지를 기준으로 협소하게 분류돼 친밀한 관계의 남성 파트너에 의한 여성 살해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기 어렵다”며 “여성이 죽음에 이르는 과정에서 중요하게 포착되는 게 상해나 폭행인 만큼, 이런 사건도 함께 분석돼야 한다”고 말했다. 여성의전화는 2009년부터 해마다 언론에 보도된 친밀한 관계의 남성으로부터 살해당하거나 당할 뻔한 여성 피해자 수를 취합해 발표하는데, 지난해 모두 555명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경찰이 살인(미수 포함) 사건에 국한해 파악한 108명과는 격차가 크다. 최 사무처장은 또한 “과거 여성폭력 이력이 없는 70%가량 사건에 대해서도 살인 피의자와의 관계는 어땠는지 등 추가 분석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경찰청 관계자는 한겨레에 “이번 통계로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한 폭력이 살인이라는 강력범죄로 발전하며 특히 사회적 약자인 여성이 취약하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며 “더 실효성 있는 대응책 마련을 위해 살인 피해자 중 ‘여성폭력’ 이력이 존재하는 사건에서 경찰 대응이 어땠는지 등 추가로 심층 조사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범죄 세부 유형이나 성별로 구분되지 않는 교제폭력 등 친밀한 관계 내 범죄에 대해 국가 차원의 공식 통계를 마련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목록 스크랩 (0)
댓글 2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라카 X 더쿠💗 립밤+틴트+립글로스가 하나로?! 컬러 장인 라카의 프루티 립 글로셔너 체험단 모집! 885 12.19 65,947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363,814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1,073,598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404,105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4,390,006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07.22 1,013,081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1 21.08.23 8,454,380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6 20.09.29 7,382,360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590 20.05.17 8,579,020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2 20.04.30 8,469,417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287,610
모든 공지 확인하기()
2942775 이슈 사실 개성주악이 아닌데 개성주악으로 불리는 것.jonmat 2 04:14 324
2942774 이슈 2025년 일본 남성 아티스트 인기도TOP5(12개국가와 지역) 2 03:53 364
2942773 이슈 전성기에 돌연 증발한 할리우드의 전설 2 03:51 822
2942772 유머 나 초밥 알러지 있어.X 6 03:43 704
2942771 이슈 [흑백요리사 2] 말솜씨 여전한 최강록 6 03:42 1,010
2942770 이슈 신인 아이돌 롱샷 자작곡 제목이 '좋은 마음으로'인 이유 2 03:26 297
2942769 정보 단돈 1.5만엔으로 최애보며 식사하는 일본의 크리스마스 파티.jpg 12 03:25 1,697
2942768 이슈 4년전 오늘 공개된, 전소미 "Anymore" 뮤직비디오 03:07 106
2942767 이슈 수서행 srt나 동서울 버스터미널행 버스에 어린 아기가 안달래지게 울면 한번만 더 참아보세요.. 28 02:59 2,590
2942766 유머 중국애들은 신상정보같은거 유출 안되나? 싶어서 검색해봤는데 24 02:56 3,794
2942765 유머 다이소의 자신감 38 02:44 4,470
2942764 이슈 내가 여태까지 봤던 아이돌 훈련소사진중 제일 밝음.X 13 02:35 3,617
2942763 이슈 7년전 오늘 개봉한, 영화 “범블비” 5 02:27 425
2942762 이슈 아스트로 막내 윤산하 근황 2 02:26 1,477
2942761 이슈 라잇썸 공식 개인 인스타그램 개설 안내 4 02:22 566
2942760 이슈 윤계상과 손호영이 99년과 25년 지금의 서로에게 보내는 메시지.jpg 39 02:18 1,937
2942759 이슈 8•90년대생은 익숙한 장난감 한립토이스가 문을 닫습니다 114 02:16 10,137
2942758 이슈 미니어처 크리스마스 만찬 3 02:14 1,001
2942757 이슈 송강 로에베 화보 비하인드.jpg 02:13 753
2942756 유머 기린끼리 붙어서 싸우는데 옆에서 구경하는 마멋이 한마디함.. 1 02:12 1,1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