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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식 "방통위 소송 118건 중 57건 윤석열 정부에서 진행, 방송 통제 위해 법정 제재 남발한 결과"
지난 10년 동안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가 '피고'가 된 소송 절반가량이 윤석열 정부 시기에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실이 방통위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10년 소송 관련 예산 편성 및 집행 현황'을 보면, 2015년 1월부터 2025년 5월 31일까지 진행된 소송 118건 중 57건이 윤석열 정부에서 이뤄졌다. 특히 이 중 50건은 윤석열이 임명한 이동관 전 방통위 위원장 임기가 시작된 2023년 8월 이후 접수됐다.
지난 정부에서 소송이 급증한 것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윤석열 정부를 비판한 방송사에 대해 법정 제재를 가했고 이에 불복한 방송사가 소송으로 맞대응 했기 때문이다. 민간 독립기구 성격의 방심위가 법정 제재를 결정하면, 이에 대한 집행은 정부기관인 방통위가 하게 돼있다. 소송에 돌입할 경우 방통위가 피고가 되는 이유다.
신장식 의원은 "윤석열 정부는 방송을 정권 입맛에 맞게 통제하기 위해 법정 제재를 남발했다"라며 "억지 처분이다 보니 언론사들은 처분 취소 소송으로 대응했고 방통위 소송이 급증했다"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신 의원은 "이 모든 책임은 윤석열이 임명한 방송통신위원장 이동관·김홍일·이진숙, 방송통신심의위원장 류희림에게 있다"라고 지적했다.
1년 9개월 동안 사용한 '변호사비'만 5억 원가량
이에 따른 소송비용도 증가했다. 2021년부터 2024년까지 방통위에 편성된 소송 관련 예산은 2억 3500만 원으로 동일하다. 2023년의 경우 방통위는 소송 비용이 부족해 다른 예산을 '전용'해 소송비용을 충당하기 시작했다. 전용은, 당초 예산 사용 계획과는 다른 목적으로 예산을 사용하는 것을 뜻한다.
방통위의 '최근 10년 소송 관련 예산 편성 및 집행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3년에는 6220만 원 가량을 전용했고 지난 해에는 3억 2400만 원 가량을 전용했다. 지난해 전용한 예산과 본래 편성된 예산을 모두 합하면 소송 관련 집행액만 총 5억 5880만 원에 달한다. 이를 위해 방통위는 유류비와 방통위 간부 직책수행경비 등을 가져다 썼다. 기름값까지 전용해 쓴 데 대해 방통위는 언론을 통해 "국가재정법 및 기획재정부의 예산집행지침에 맞게 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소송 예산의 상당 부분은 변호사 비용으로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10년 소송 관련 예산 편성 및 집행 현황' 자료에 따르면, 이동관 전 방통위 위원장의 임기가 시작된 2023년 8월 25일 이후 접수된 소송으로 지급한 변호사 비용만 4억 7960만 원에 달한다.
류희림 체재 법정 제재 13전 13패... 신장식 "먹튀 두고 보지 않을 것"
이처럼 방통위가 억대의 예산을 쓰며 소송에 대응하는 상황 속에, 법원은 줄줄이 방송사 손을 들어주고 있다.
지난 4월에는 MBC라디오 '신장식의 뉴스하이킥'에 내린 법정 제재를 취소하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2024년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표가 피습당한 것을 두고 '뉴스하이킥' 출연진이 '피의자 당적을 공개해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했고, 방심위(선거방송심의위원회 포함)는 '관계자 징계' 조치를 내렸다. 이에 MBC는 방통위를 상대로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제재 취소를 결정했다.
지난 6월에도 JTBC에 대한 방심위의 과징금 결정을 취소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윤석열의 부산저축은행 수사 무마 의혹을 다룬 뉴스타파 보도를 JTBC가 인용한 것을 두고 방심위는 최고 수위 제재인 '과징금 부과'를 의결한 바 있다.
이처럼 류희림 방심위 체제(2023년 9월~2025년 6월)에서 의결된 법정 제재는 13전 13패를 기록하고 있다. 서울행정법원이 취소한 류 위원장 체제의 법정 제재는 △ MBC 9건 △ 울산MBC 1건 △ YTN 1건 △ CBS 1건 △ JTBC 1건으로 총 13건이다. 이 중 '신장식의 뉴스하이킥'과 관련된 제재 취소 결정만 5건이다.
앞서 MBC라디오를 진행했던 신장식 변호사는 방심위가 수위 높은 법정 제재를 잇따라 내리자 "MBC에 더 부담을 줄 수는 없다"라며 2024년 2월 방송에서 자진 하차한 바 있다. 같은 해 영입인재 1호로 조국혁신당에 입당해 국회의원이 됐다.
문제는 소송 비용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데 있다. 신장식 의원은 "지금 진행중인 사건이 줄 패소할 경우 예산은 더 들어갈 것"이라며 "신장식을 때려잡기 위해 법카로 빵 사먹듯 국민 예산을 낭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신 의원은 "류희림 체제에서 의결된 법정 제재는 13전 13패 상황"이라며 "먹튀를 두고 보지 않을 것이다. 끝까지 파겠다"라고 강조했다. 이진숙 방통위원장은 대전 MBC 사장 시절, 사직서를 낸 당일 대전 유명 빵집에서 법인카드로 약 1백만 원을 결제해 논란이 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