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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러시아 황제 대관식에 참석했던 통역관이 일기로 쓴 타국가들의 무시, 서러운 감정, 일본과 청나라의 비아냥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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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07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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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황제 니콜라이 2세 대관식에 참석한 조선 사절단 수행원이자 통역관이었던 윤치호가 

당시 영어로 남겼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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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6년

5월 9일. 토요일 


오후 1시 루카니아 기선에 오르다.
일본에 대한 칭송이 뉴욕에 사는 모든 인종들의 입에 회자하고 있다.

 

 

조선 왕실이 당한 비극적 참변(왕후 민씨 시해)에 대해서는

아무도 관심도 없고 알려고 하지 않는데도 말이다.

힘만 있으면 모든 것이 정당화된다는 것인가!

 

 

 

 

 

5월 21일. 목요일 
모스크바


일본 사절단들은 유럽식 복장에 가장 세련되고 부러운 동방의 나라로 군림하려고 기를 쓰고 있는 듯했다.
페르시아 사절단은 화려한 정장에 잘생긴 친구가 등장했다.

하지만 페르시아도 왕이 최근에 살해되고 그의 정부는 영국파와 러시아파로 갈라진 것으로 알고 있다. 


비참한 처지에 있는 우리나라의 상황을 생각할 때,

불쌍한 우리 측 대표들은 다른 행복한 국가 대표들로부터 경멸과 조롱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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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4일 일요일
모스크바

 

(청나라 특사 대표단) 리훙장을 만났다. 리훙장과 민영환 공 사이에 오고간 대화는 대략 다음과 같다.

 

 

리훙장: 그 당시 국왕께서는 러시아 공사관에 계셨소?

 

민영환: 그렇습니다.

 

리훙장: 민영환 공은 대원군 파요, 아니면 반대파요?

 

 

(민영환 공은 머뭇거리다가 말을 돌려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리훙장: 누가 왕비를 시해했소?

 

민영환: 공식적인 보고를 올렸으므로, 전하께서는 누가 범행을 도왔는지 아시게 됩니다.

 

리훙장: 믿을 수가 없군. 조선인들은 일본을 좋아하지 않소?

 

민영환: 어떤 사람은 일본을 좋아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지요. 청국에서 그런 것처럼 말입니다. 

 

 

이 마지막 말에 한 방을 맞고서야 노인은 조용해졌다. 나는 리훙장에게 완전히 실망했다. 

 

 

 

 

 

5월 26일. 화요일 
러시아 황제 대관식 모스크바

 

 

우리가 보카라(우즈베키스탄) 대표, 몽고 대표, 인도 대표들과 대기실에 앉아 있었는데 

그들의 표정은 우리를 보고 웃음을 참느라 가관이었다. 

 

뿔이 난 요란한 사모와 도깨비 같아 보이는 관복을 입고 있는 우리를

불쌍한 나라에서 온 사절들로 생각하는 듯했다. 

 

 

나도 지금 같은 조선의 절망적인 여건들을 생각하면 내 몸이 온통 고통으로 으스러지는 듯하다.

다른 나라 사절들이 보여주는 그들의 외양과 걸음걸이에서 그들 국가의 번영과 긍지와 영광스런 모습을 보면서 쓰라린 고통을 느꼈다. 

 

 

‘천국’이라고 부르는 곳이 없었다면, 사람들은 조선이라는 나라를 위해서라도 천국을 만들었으리라. 

코리안의 존재는 이 세상이 아닌 ‘저 세상’ 사람으로 보기에 충분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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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3일, 목요일.
춥고 비 오는 날씨 상트페테르부르크

 

 

오후 4시에 일본 공사관의 해군 무관인 야시로를 방문했다.

만나자마자 그가 입을 연 첫마디는 “굉장히 많은 러시아군 교관들이 조선으로 간다지요?”였다. 

 

 

그래서 내가 대답해 주었다. “단지 한 사람만이 러시아 정부의 군사교관으로 갑니다.” 

 

그러자 그 해군 장교 신사는 비꼬는 듯한 어조로 말했다.

“귀국의 전권공사가 조선 정부에 ‘만사 잘 되어갑니다’라고 전보를 치셨다지요?” 

 

 

나는 진지하게 대답했다. “글쎄, 나는 민영환 공이 그런 전문을 보냈는지 몰랐는데요.” 

그러자 야시로는 내가 그런 일이 없었다고 부인하는 말이 의심쩍다는 듯 다시 말했다. 


“아 조선 내각은 어떤 비밀도 지키기 힘들 겁니다.

우리 일본은 조선 조정이 무얼 하고 있는지 훤히 알고 있으니까요” 

 

 

만사가 그들의 뜻대로 되어가는구나!
야시로는 유럽에서 교육을 받았을 텐데도, 일본인 특유의 경박한 국민성을 여지없이 드러내고 있다.

다시 말해서 천박한 근성을 그건 확실히 나쁜 버릇이다.

 

 

 

 

8월 19일, 수요일
비 오고 시원한 날씨, 러시아 철도 기차

 

 

하루종일 생각에 잠겨 여행했다(중략).

그렇다. 나의 러시아 여행은 내 인생의 역사에서 쓰라린 사건의 한 장면이다.

 

하지만 그게 누구의 잘못이랴?

말할 것도 없이 나의 관료적인 우월감에서 오는 오만한 감정을 조절하지 못한 것과 편견이 절대적인 원인이다.

이제 모든 것이 끝났다. 그렇기를 바란다

 

 

 

슬픈것은 이렇게 일본에 비분강개하고 조선의 현실을 슬퍼하던 글쓴이(윤치호)가

결국 점점 일본처럼 힘이 있으면 그래도 돼~ 라는 입장으로 변해가며

친일파로 변절해버렸다는 역피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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