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학씨! ‘오겜3’ 의리로 완주했다[한현정의 직구리뷰]
7,875 0
2025.06.27 17:57
7,875 0
https://naver.me/FDGZd3NF


역시 박수칠 때 떠났어야 했다. 질척의 끝은 쥐어짠 신파와 흥건한 피의 파티였다.

자랑스러운 ‘K시리즈’의 피날레를 기대했지만, 결과는 그저 한국판 헝거게임의 변주였다. 심오한 척하지만 결국엔 뻔한 서사의 반복, 잔인함만 덧칠된 새빨간 피날레, 바로 ‘오징어 게임3’(감독 황동혁)이다.

을 쥔 자들은 죽여야 살고, 열쇠를 쥔 자들은 꼭꼭 숨거나 탈출해야 산다. 별이 빛나는 밤, 다시 펼쳐지는 이 잔인한 숨바꼭질로 시즌3의 문이 열린다.

게임은 점점 더 잔혹 수위를 높여가는 가운데 게임장 밖 답답하고도 엉성한 섬찾기 여행과 긴장감 없는 투표, 게임 하려는 빌런 팀과 이젠 멈추고 싶은 신파 팀의 평행선은 그대로다. 그나마 시즌2에는 이병헌의 투입으로 새로운 긴장감과 연기 관람의 재미라도 있었지만, 이번엔 그조차 없다. 몇 안 되는 장면에서도 그의 존재감은 압도적이지만 너무도 적다.(이정재의 과잉 연기는 계속된다. 물론 당신의 탓은 아니다.) 볼거리를 찾는 일이야 말로 고난이도 숨바꼭질이다.

캐릭터들의 서사도, 이야기 전체의 흐름도, 연대와 갈등도, 예상한 대로 흘러간다. 애초에 정해진 결말이라고 해도, 그 과정이 지나치게 뻔하다. 피·땀·눈물의 무한 반복.


캐릭터들의 힘도 빠졌다. 대환장 파티 속에서 아이를 낳고 뒤늦게 모성 본능 치솟는 참가자, 그의 곁을 지키는 희생적인 참가자, 부성과 욕망을 오가며 계속 망가져 가는 참가자, 목숨 걸고 게임을 멈추려는 이들과 목숨 바쳐 끝까지 상금을 쟁취하려는 자들, 이 쇼를 매번 즐기는 VIP들과 기계 같은 실무자들, 그리고 절망을 딛고 ‘개가 아닌 사람이길 증명하려’ 다시 일어서는 전 우승자까지.

주인공 외 인물들을 양으로 승부한 탓에 선택과 집중이 없다. 그로 인해 누군가 죽거나 혹은 살거나, 어떤 선택의 기로에 놓였을 때도 몰입도가 떨어진다. 각각의 생명력이 미약하니 감흥이 없다. 얕은 관계성, 진부한 사연, 획일화 된 구성의 한계가 여실이 드러난다.


이곳저곳에선 더 치열한 싸움이 벌어진다. 피의 향연이 펼쳐지지만, 감정은 움직이지 않는다. 조롱, 방관, 선택, 생존이라는 구조 속에 긴장도, 슬픔도, 분노도 없다. 역대 시즌 가운데 가장 존재감 없는 음악은 또 어떻고.

시즌이 거듭될수록 더 깊은 서사나 충격적 반전이 나올 법하지만, 알맹이는 끝내 등장하지 않는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인간 본연의 감정만 반복적으로 건드릴 뿐이다. 지루하고 평면적으로. 말 그대로, 그들만의 피날레, ‘사람은...’의 늪에 빠진 메가폰에 취한 결말이다.

미국판 제작을 의식한 엔딩 오브 엔딩은 작위적이고도 억지스러운 군더더기 같다. 미세하게 남은 여운마저 앗아가는, 그 놈의 ‘○ △ □’, 세련됨이란 조금도 찾아볼 수 없는 마무리다.


...(중략)...


지난 ‘시즌2’ 공개 후 국내 반응이 극명하게 엇갈리자, 아니 혹평이 주를 이루자, 황 감독은 “고향이 더 매섭다”며 서운함을 토로했다. 때마다 나오는 신상, 그저 짧고 굵게 즐기고 흘러 넘기면 그만인 걸, 고향이기에 더 뜨겁게 응원했다. 그래서 더 실망했다. 각종 논란을 우려하며 열심히 비평했던 대중의 목소리를 외면한, 그 결과는 마치 작품 속 누군가를 떠올리게 한다. 의미있는 질문이 아닌, 화려한 수치와 두둑한 상금만 남겼다.

추신, 스핀오프는 넣어둬요.

목록 스크랩 (0)
댓글 0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선정 시 최대 100만원] 커뮤니티 하는 누구나, 네이버 라운지의 메이트가 되어보세요! 232 12.26 19,176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369,969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1,088,594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410,648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4,408,690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07.22 1,015,199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1 21.08.23 8,456,576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6 20.09.29 7,383,731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591 20.05.17 8,581,732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2 20.04.30 8,470,072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296,040
모든 공지 확인하기()
2945622 이슈 보이즈 플래닛C 모디세이 6위 멤버 결과 23:22 0
2945621 이슈 안중근 후손으로 서바6수했던 이첸 드디어 데뷔함 10 23:21 337
2945620 유머 물병 뒤집기 성공하면 오리백숙 공짜로 주는 집 1 23:20 281
2945619 이슈 일본 녹차 광고로 핫했던 「도트와 니코」 새 숏애니메이션 23:20 85
2945618 유머 뚱뚱까스와 뚱뚱바위 3 23:17 294
2945617 이슈 한번쯤 살아보고 싶은 이동식 주택은? (초원 위의 폴더블 집 vs 1,500년 된 절 속의 집) 7 23:16 334
2945616 이슈 ALPHA DRIVE ONE (알파드라이브원) 'EUPHORIA' STAR ROAD Film - Day & Night ver. 2 23:15 80
2945615 이슈 2년 전에 올라왔던 더보이즈 ㄹㅈㄷ 챌린지 6 23:14 387
2945614 유머 나무 상자에 있음 2 23:13 494
2945613 이슈 [환승연애2] 방영 당시 뎡배에서 두은숙 나해영으로 불리던 희두 나연 명대사 모음집. jpg 14 23:11 1,360
2945612 이슈 근데 ㄹㅇ 요즘엔 연애 안하면 이상한 사람 취급하는 분위기 사라져서 좋음 38 23:10 2,912
2945611 정치 한국의 모세와 여호수아 5 23:09 764
2945610 유머 이거 만든 사람 아재인듯 47 23:08 2,522
2945609 이슈 인생에 황금기가 어딨어.. 그냥 사는 거야. 4 23:08 734
2945608 이슈 국영방송에서 멕시코와 쿠바 전투 워게임 공개한 중국 23:07 313
2945607 이슈 당근해온 1986년에 만든 자수병풍을 해체한 트위터리안 12 23:07 2,583
2945606 이슈 저녁먹고나서 다음날 첫끼까지 아무것도 안먹으면 살이 절대 안찜 23 23:06 2,180
2945605 이슈 자랑 좀 하겠습니다. 1 23:04 545
2945604 이슈 파인다이닝도 뭘 좀 알아야 감흥이 있지.twt 35 23:03 3,963
2945603 유머 올해 홍백가합전 종전 80주년 파티 10 23:02 1,1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