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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화장실 26차례 침입해 용변 모습 촬영
법원, 이례적 ‘특별 준수사항’ 부과
여자 화장실을 26번이나 드나들며 불법 촬영을 일삼은 남성에게 법원이 ‘공용 화장실 이용 금지’라는 이례적인 명령을 내렸다. 법원은 "남성이 여성을 성적 노리개로 삼아온 그릇된 성인식을 뿌리 뽑아야 한다"고 질타하며, 재범을 막기 위해 이같은 특별 준수사항을 덧붙였다.
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 백광균 판사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반포등, 성적목적다중이용장소침입)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보호관찰과 80시간의 성폭력 치료 강의 수강, 3년간의 신상정보 공개·고지 및 관련 기관 취업제한도 명령했다.
두 달간 26번의 화장실 침입, 판사의 호통
A씨는 2023년 3월부터 5월 9일까지 약 두 달간 총 26차례에 걸쳐 부산 사하구 일대의 여자 화장실에 침입했다. 그는 성적 욕망을 채울 목적으로, 19세 여성 B씨 등이 용변 보는 모습을 휴대전화로 몰래 촬영했다.
A씨는 이미 2021년과 2022년 도주치상 등 다른 범죄로 보호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었음에도 또다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A씨의 범행을 강하게 꾸짖었다. 백광균 판사는 판결문에서 "남성이 여성을 대등하게 소통하는 주체가 아니라, 성적 노리개로 삼아온 남성중심주의 성인식을 뿌리 뽑아야 마땅함은 물론이거니와, 성별과 관계없이 누구나 안심하고 공용 화장실을 드나들 수 있도록 보장해줄 필요 또한 두말할 나위가 없다"고 강조했다.
‘공용 화장실 이용 금지’라는 강력한 조치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형의 집행을 유예하는 선처를 하면서도, 재범을 막기 위한 강력한 조치를 추가했다. 바로 '공용 화장실 이용 금지' 명령이다.
백 판사는 "피고인에게 특별준수사항으로 성폭력범죄와 공용 화장실 이용 금지를 덧붙여 재범을 원천봉쇄한다"고 밝혔다. 이는 성범죄자가 특정 장소에 접근하는 것을 막는 이례적인 조치로, 범행 장소가 일상생활과 밀접한 공용 화장실이라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재판부는 A씨가 곧 20살이 되는 나이이고, 범행을 모두 자백했으며 확인된 피해자 B씨에게 500만 원을 주고 합의한 점 등을 양형에 유리한 사유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