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 프로그램 전문가이자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의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소장은 "벙커버스터 폭탄이 지하 공간으로 이어지는 환기구 근처를 명중한 것으로 보인다"며 "환기구를 파괴하면 (원심분리기 등이 있는) 지하에 큰 피해를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사진에서 포르도 핵시설 중 지상의 전기 및 급수 등 지원시설 건물은 온전한 것으로 나타나 미군이 정밀 타격을 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이란은 포르도 핵 시설 내 고농축 우라늄을 사전에 비밀장소로 옮겼다며 미국의 주장을 반박했다. 실제 지난 19~20일 촬영된 맥사의 포르도 핵 시설 위성사진에는 지하 터널 입구 근처에 트럭과 차량이 줄을 지어 서 있다가 이동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도 핵 시설 피해 규모에 대해 "(외관상) 피해 징후는 명확하지만, 지하에서 어느 정도 손상이 있었는지에 대해선 우리가 명확히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역시 "미국의 공습으로 포르도 핵 시설이 '매우 중대한 피해'를 입었다"면서도 피해 규모는 언급하지 않은 채 "상황을 구체적으로 살펴볼 것"이라고 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군이 이번 공격에서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 약 60%가 저장된 곳이자 포르도, 나탄즈보다 지하터널이 깊은 이스파한 핵 시설에는 벙커버스터를 투하하지 않아 이란의 핵 개발 능력이 여전할 것으로 봤다. 미군은 이스파한 시설에는 토마호크 미사일을 사용했다.
미들베리 국제학 연구소 교수이자 무기 전문가인 제프리 루이스는 CNN에 "이스파한의 (지하) 터널은 정말 깊다"며 벙커버스터보다 강력한 새로운 폭탄이나 핵무기가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CNN은 이스파한의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최소 18개의 구조물이 파괴되거나 피해를 봤다고 추정했다.
김하늬 기자 (honey@mt.co.kr)정혜인 기자 (chimt@mt.co.kr)
https://n.news.naver.com/article/008/00052115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