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당은 예상을 깬 결과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선거 전 발표된 여론조사에선 의석수를 유지하거나 2, 3석 정도 내주는 데 그칠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당 내부에선 예년의 두 배 수준으로 오른 쌀값 문제 등 물가 급등으로 민심이 악화했기에 현상 유지만 해도 선방한 것으로 보는 분위기였다. 기존 의석수를 지킨 뒤 다음 달 20일로 예정된 참의원 선거 전까지 여론을 뒤집는 데 집중할 방침이었다.

문제는 다음 달 참의원 선거다. 일본 정계는 도쿄도의회 선거를 차기 주요 선거의 가늠자로 바라본다. 민주당(현 입헌민주당)은 2009년 7월 도쿄도의회 선거에서 약진한 뒤 그해 8월에 실시한 중의원 선거(총선)에서 정권 교체를 이뤄냈다. 자민당은 2021년 7월 도쿄도의회 선거에서 제1당 자리를 되찾았고, 같은 해 10월 실시된 총선에서 단독 과반을 확보했다.
이번에도 도쿄도의회 선거 결과가 참의원 선거까지 이어지면 이시바 정권은 회복 불능 상태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마이니치신문은 "참의원 선거에서도 여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하면 이시바 총리 퇴진론은 강해질 것"이라며 "(자민당은) 참의원 선거에서 매우 힘든 싸움을 하게 될 것"이라고 짚었다. 이시바 총리는 이날 오키나와현 이토만시 평화기념공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선거 결과에 대해 "매우 엄격한 심판을 받았다"며 "유권자들에게 전달되지 않은 내용이 무엇인지 분석해 향후 선거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도쿄= 류호 특파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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