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단독] 쿠팡의 선 넘는 ‘합포장’에 등골 휘는 배송 기사들
11,184 14
2025.06.23 16:11
11,184 14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5/0001784995

 

쿠팡 배송 기사인 40대 A씨는 최근 혼자 다루기 힘들 만큼 무거운 물품을 옮기다 주머니에 있던 휴대폰이 떨어져 액정이 파손됐다. 물건을 살펴보니 신라면 40개들이 상자 2개가 하나의 비닐에 ‘합포장’ 돼 있었다. 이제까지 라면 상자는 부피가 커 별도 포장 없이 하나씩 배송됐다는 게 A씨의 설명이다. 그는 “늘 비슷한 양을 옮겼는데 최근엔 합포장이 늘어 하루 일당이 2만~3만원 줄었다”며 “합포장이 많아져 허리에 부담이 갈 정도”라고 말했다.
 

30㎏ 물품 옮겨도 손에 쥐는 돈은 ‘1건 운임’


A씨의 사례에서 보듯 쿠팡 배송 기사들 사이에선 쿠팡이 배송료를 아끼기 위해 과도하게 합포장을 늘리고 있다는 원성이 나오고 있다. 여러 물건을 테이프로 붙이거나 하나로 묶은 합포장 물품은 늘었지만 이런 물품을 옮기는 배송 기사가 손에 쥐는 돈은 1건에 해당하는 운임뿐이다. 이 때문에 배송 기사들은 30㎏에 달하는 물품도 추가 운임 없이 옮기곤 한다.

23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쿠팡은 최근 배송포장재 구분에 ‘MPB6·7’과 ‘헤비박스’를 도입했다. 둘 모두 기존보다 크거나 무거운 물건을 담을 때 쓰인다. 이 중 MPB는 두껍고 질긴 비닐봉지로, 원래 5호까지 있었으나 최근엔 이보다 큰 6·7호가 만들어졌다. 헤비박스는 기존에 있던 탄탄한 재질의 종이 상자 ‘WB7’에 무거운 내용물을 담았다는 의미다. 이 같은 변화엔 합포장을 늘려 배송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배송 기사들은 하나만으로도 무거운 제품을 여러 개 묶어 배송하는 경우가 잦아졌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무게가 10㎏에 달하는 500㎖ 음료수 20개들이 상자 3개(총 30㎏)를 한 봉지에 담거나, 하나에 12㎏이 넘는 A4용지 2500매입 상자 2개(총 24㎏)를 한 상자에 담는 식이다. 쿠팡은 기존엔 이런 제품들은 주로 개별 배송했다.

쿠팡은 ‘퀵플렉스’ 배송 기사에게 물건의 무게나 부피와 관계 없이 배송 건수당 운임료를 지급한다. 이 때문에 배송기사들은 30㎏의 물건을 옮기고 가벼운 물건 하나를 옮긴 것과 같은 돈을 받는다. 쿠팡의 운임료는 배송지에 따라 건당 최소 500원대에서 많아야 1000원대다.

 

무리한 합포장에 소비자 원성도 커져


쿠팡의 이 같은 행태는 다른 업체들과 비교하면 더 도드라진다. 예컨대 네이버·SSG닷컴·G마켓 등의 배송을 담당하는 CJ대한통운은 물건이 무겁고 클수록 높은 운임을 매긴다. 합포장한 물품의 무게도 최대 15~20㎏으로 제한하고 있다. 이를 넘기면 ‘이형화물’로 분류해 취급하지 않는 게 원칙이다. 쿠팡이 배송 기사에게 추가 운임 없이 최대 30㎏의 물품까지 맡기는 것과는 많이 다르다.

무리한 합포장으로 인한 피해는 소비자에게도 돌아간다. 운송품이 지나치게 무거워 배송 도중 파손되는 일이 부지기수다. 포장 상자나 비닐이 찢어지는 경우가 수두룩하고, 통조림 캔이 찌그러지고 세제통이 깨지는 등 내용물이 손상되는 일도 빈번하다.

합포장이 환경 보호에 도움이 된다는 말도 쿠팡의 경우엔 적용되지 않는다. 포장 없이 배송할 수 있는 물건을 거대한 비닐 또는 상자로 다시 한번 포장하니 쓰레기가 더 생길 수밖에 없어서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업계 매출 1위인 쿠팡은 이제 이익 추구에만 집중해선 안 된다”며 “종사자의 안전 등 사회적 책임도 고려하는 게 기업 발전에 장기적으론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쿠팡 관계자는 “전국의 물류망이 더욱 촘촘해지면서 여러 지역의 물류센터에서 출고되던 상품들이 한 물류센터에서 동시에 출고돼 배송되는 경우가 늘었다”며 “쿠팡은 친환경적 노력의 일환으로 과포장 문제를 지속적으로 줄여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목록 스크랩 (0)
댓글 14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캔메이크X더쿠🎀] 40주년 감사의 마음을 담아! 💗무치푸루 틴트 NEW 컬러💗 체험단 415 12.26 21,845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368,766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1,086,391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409,496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4,405,962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07.22 1,015,199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1 21.08.23 8,456,576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6 20.09.29 7,383,731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591 20.05.17 8,580,571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2 20.04.30 8,470,072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295,390
모든 공지 확인하기()
2945299 기사/뉴스 골칫덩이서 산업 자원으로...폐광의 1억5천만 톤 경석 산업화 시동 16:35 13
2945298 정보 연말 건배사 추천드립니다 #왓챠 #실연쇼콜라티에 (웬투머니나) 16:35 8
2945297 이슈 TV조선 트롯프로그램 금타는 금요일 첫방송 시청률 16:35 94
2945296 유머 수제비 포장하려다 먹고 가기로 결심함 5 16:33 629
2945295 이슈 AI 힘 입어 돌아온 듀스…이현도 "故성재와 다시 작업한 기분"[only 이데일리] 2 16:32 101
2945294 유머 이거 트와이스 필 스페셜 톤으로 읽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twt 3 16:32 399
2945293 정치 박주민, 김병기 논란에 “나라면 당에 부담 안 주는 방향 고민할 것” 6 16:31 232
2945292 기사/뉴스 충주 아파트서 외할머니 살해한 30대 손주 긴급 체포 1 16:31 589
2945291 이슈 주기적으로 올라오는 '공항 한 번도 안가본 만화 작가'짤의 진실 3 16:30 610
2945290 유머 이서진이 찍은 한지민 사진 ㅋㅋ 10 16:30 1,097
2945289 이슈 혜자인거같은 신인 아이돌 콘서트 1 16:29 543
2945288 유머 발라당 드러누운 아기 레서판다 나나코.jpg 2 16:29 428
2945287 정보 3년 만에 바뀐 레진어워드 BL 부문 대상작.....jpg 14 16:28 1,241
2945286 이슈 운동별 60kg 난이도 3 16:27 974
2945285 이슈 데뷔앨범으로 충격을 줬던(p) 아이돌들 2 16:27 602
2945284 유머 '치워' 2 16:27 411
2945283 이슈 배우 주원 근황 사진 4 16:26 1,812
2945282 이슈 약혐) 제미나이 조언대로 금붕어 수술한 디시인 26 16:24 2,863
2945281 이슈 나 adhd라 맵 자유도 높거나 넓은 게임 못함 15 16:24 1,029
2945280 유머 백설공주 만난 얘기 4 16:23 5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