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검찰을 향한 일각의 우려를 고려한 듯 "검찰의 광범위한 직접수사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우려하고 계신 게 사실"이라면서도 "검찰의 직접수사 개시를 제한하는 의미의 수사·기소 분리라면 보다 전향적이고 건설적으로 논의에 참여하면 좋겠다"고 했다.
권 고검장은 이어 "집권여당이 정적을 공격하는 이슈에서 특별검사(특검)법을 통과시켜 무제한 검찰 수사를 진행한다면 이런 제도 개선은 무의미해질 것"이라며 "검찰 수사가 특검 제도와 결합해 힘센 의회권력의 '내로남불'식 공격 도구로 전락하지 않도록 진지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수사·기소 분리가 검사의 수사를 일체 금지하는 것이라면 그것은 소추(소를 제기하는 것) 기능의 본질을 해치는 것으로, 문명국 중 어디도 소추를 결정하는 기관이 사실 확인을 하지 못하도록 막지 않는다"고 권 고검장은 지적했다. "법관이 판결을 위해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하는 것처럼 검사는 소추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수사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권 고검장은 "전문가들과 현장의 의견을 철저히 무시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며 최근 검찰 수사에서 드러난 사례들도 상기시시켰다. "이미 경찰이 피의자에게 불기소를 약속하며 거액의 돈을 받고, 조폭이 동료 조직원에게 '검찰 조서는 이제 휴지조각'이라며 버젓이 위증을 회유하는 나라가 됐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다양한 공청회와 토론회를 거친 법안 분석, 회의록조차 남지 않는 '소소위'(상임위원회 여야 간사 등 소수 인원만 참여하는 소위원회 회의)가 아닌 공개된 장소에서 심도 있는 토론 진행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권 고검장은 제안했다.
그는 또 조지 오웰의 소설을 인용하며 "모든 사회문제의 책임을 골드스타인이라는 한 사람에게 떠넘기는 장면이 소설에 나오는데 모든 문제의 원인을 손쉽게 검찰 탓으로만 돌리는 '골드스타인 책임전가식'이 돼서는 안 된다"고 우려했다.
대표적인 기획통으로 꼽히는 권 고검장은 법무부 법무과장, 검찰과장으로 일했다. 또 대검찰청 대변인, 법무부 기조실장과 검찰국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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