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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인격적 존중 전혀 없어" 징역 1년 6개월 실형 선고
"개고 사람이고 맞아야 정신 차린다"
"너 같은 건 목 따는 거 금방이다"
2024년 대한민국에서 울려 퍼진 한 남편의 말. 아내가 직장에 다닌다는 이유로 3일 동안 감금하고 무자비한 폭력을 휘두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그는 결국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창원지방법원 이현주 판사는 중감금, 재물손괴, 폭행 등 혐의로 기소된 남편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고 40시간의 가정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아내의 회식 날, 터져버린 남편의 분노
사건은 2024년 6월 21일, 아내 B씨(34)가 회식에 참석한 것을 문제 삼으며 시작됐다. 남편 A씨는 평소 아내에게 "직장을 그만두라"고 요구해왔고, 이날 밤 집에서 나무 의자와 전화기를 부수며 폭력을 행사했다. 당시 출동한 경찰은 B씨의 옷이 찢어지고 어깨에 피가 묻은 것을 확인했다.
이후 법원은 A씨에게 '주거지 100m 이내 접근금지' 등 임시조치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B씨는 "아들이 아빠의 폭행으로 틱 증상까지 보인다"며 아이를 위해 남편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밝혔다.
"너는 오늘부터 감금이다" 직장에서 끌고 와 시작된 지옥
아내의 용서는 A씨의 폭력성을 잠재우지 못했다. 오히려 한 달 뒤 더 끔찍한 범행으로 이어졌다.
7월 26일, A씨는 아내 B씨가 전화를 받지 않는다는 이유로 직장까지 찾아가 휴대폰을 빼앗고 강제로 차에 태워 자기 부모의 집으로 끌고 갔다. 그는 "바람피우느냐"며 아내를 장난감 등으로 수차례 때리고 "너 같은 거 목 따는 건 금방이다. 칼 가지고 올까"라며 협박했다.
A씨는 아내를 다시 집으로 끌고 오면서 차 안에서 "너는 오늘부터 감금이다. 시키는 대로 해라"라고 선언했다. 그날 밤부터 다음 날 새벽 5시까지 "일 그만두는 거 맞제? 대답할 때까지 안 재울 거다"라며 잠들려 하는 아내의 머리와 어깨를 계속 때려 잠을 못 자게 했다.
"가스라이팅 덜 됐나 봐" 출근 막으며 이어진 폭력과 협박
감금 3일째인 7월 29일 오전, B씨가 출근하려 하자 A씨의 광기는 절정에 달했다.
그는 "나가지 마라. 가스라이팅이 아직 덜 된 것 같다"고 말하며 선풍기를 아내 얼굴에 들이밀고, 유아용 좌변기를 유리창에 던져 깨뜨렸다.
바로 그때, B씨의 비명을 들은 직장 동료가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전화기 너머로 "신고했느냐. 그X도 죽여야겠다"며 위협했지만, 경찰이 출동하면서 3일간의 지옥은 막을 내렸다.
A씨의 범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아내의 차량에 몰래 위치추적장치를 달아 감시했고, 수사기관이 피해자 보호를 위해 설치한 CCTV까지 부쉈다.
아내는 자살 충동 시달려
재판부는 A씨의 죄질을 강하게 꾸짖었다. 이현주 판사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은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퇴직을 강요했고, 심리적으로 위축된 피해자의 행동을 통제하고 감시하며 자신의 의사를 관철하려 했다"며 "그 과정에서 배우자인 피해자에 대한 인격적 존중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사 개시 후 피해자 보호를 위해 설치한 CCTV를 부수기도 하여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피해자와 합의하거나 용서받지 못했고, 피해자는 범행으로 인한 정신적 충격으로 자살 충동에 시달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A씨가 일부 범행을 인정하고 과거 벌금형 외에 무거운 처벌 전력이 없다는 점이 고려됐지만, 재판부는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