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신수 / 사진=SSG 제공
[인천=스포츠투데이 신서영 기자] 한국 야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추신수가 선수 생활에 공식적인 마침표를 찍는다.
SSG 랜더스는 14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리는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 경기에서 추신수의 은퇴식을 개최한다.
이날 경기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추신수는 "야구를 평생 할 줄 알았다. 그런데 나에게도 이런 날이 오게 됐다. (이) 대호의 은퇴식을 보면서 나도 곧 저런 장면이 오겠다고 생각했다. 마음으로는 늘 준비를 하고 있었다"며 "긴장되거나 아쉽거나 그런 느낌보다는 굉장히 행복하다. 야구를 하면서 많은 사랑도 받고 박수를 받으면서 사랑을 받고 떠날 수 있다는 건 사실 모든 선수들이 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34년 야구 인생에 정말 큰 선물을 받은 느낌"이라 소감을 밝혔다.
이어 "사실 SSG에서 4년 밖에 안 뛰어서 구단이 굳이 이렇게까지 해줄 필요는 없었다. 나도 이런 부분에 대해 섭섭하거나 이런 건 없는데 짧은 시간이었지만 잘해준 부분에 대해 너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추신수는 "텍사스 은퇴 당시에는 코로나 때문에 무관중이었다. 그때는 '이 유니폼이 메이저리그에서 마지막이 되겠구나'라고 생각했다"며 "오늘 같은 경우엔 그때랑 다른 느낌이다. 축복을 받는 느낌이다. 많은 선수들이 내 유니폼을 입고 뛴다는 게 굉장히 영광스러운 모습일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미국에서 아쉬웠던 것, 못했던 것들을 한국에서 다 하는 것 같다. 메이저리그 당시 제일 아쉬웠던 건 마지막 인사를 못 했던 것이다. 굉장한 미련이 있었는데 한국에선 하게 됐다"며 "은퇴식이라는 건 기대도, 생각도 하지 않았던 부분인데 구단에서 많은 신경을 써줘서 감사하다는 말밖에는 떠오르는 게 없다"고 말했다.
특별 엔트리를 통해 타석에 들어설 생각은 없었느냐고 묻자 "작년 KT 위즈와의 타이브레이크 마지막 타석이 끝나고 아직까지 야구 배트를 한 번도 안 잡았다. 잡을 수 있는 기회는 많았지만 그냥 잡기도 싫었다. 타석에 서는 건 굳이 욕심이 나거나 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현역에서 은퇴한 추신수는 지난해 말부터 SSG의 구단주 보좌역 및 육성 총괄 업무를 맡으며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그는 "선수 때도 힘들었다. 그러나 그때는 개인적인 것만 하면 됐다. 안 되면 개인 훈련하고 운동장에서 결과로 보여주면 됐다"며 "지금이 훨씬 더 힘든 것 같다. 처음이라 그럴 수도 있겠지만 같은 방향으로 나가도록 누군가를 설득시켜야 한다는 게 쉽지는 않다. 그런 부분도 한 과정이라 생각한다 .어떻게 보면 은퇴를 하고 시는 시간 없이 바로 하다 보니 마음의 여유가 없는 것 같다. 하는 일도 많고 해야 할 일도 많은데 욕심도 생기다 보니 성격상 더 힘든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대호가 보낸 커피차 / 사진=SSG 제공
최근 추신수는 빅리그 시절 인맥을 활용해 MLB 레전드 아드리안 벨트레와 콜 해멀스를 한국으로 초청했다. 이들은 지난 11일과 12일 강화SSG퓨처스필드에서 열린 'MLB 레전드 멘토링 데이'에 참가해 선수단에게 1대1 코칭과 맞춤형 피드백을 전했다.
추신수는 "두 선수가 슈퍼스타라서 데리고 온 건 아니다. 선수 생활을 같이 하면서 팀 동료로서 야구를 잘하는 방법이 아니라, 잘하기 위해서 어떤 과정으로 어떻게 준비하고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하는지를 배웠다"며 "그런 부분들은 한국 선수들에게 알려줬으면 해서 데려 왔다. 야구만 잘한다고 해서 데리고 온 건 절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메이저리그를 떠난 지 오래됐음에도 나를 기억해 주고 하는 부분에 있어서 '미국 생활 동안 나쁘게 살지는 않았구나'라는 생각을 가끔 한다"며 "텍사스에서 8월 클리블랜드전 시구를 해달라는 요청이 왔다. 사실 클리블랜드에서도 제안이 왔었는데 스케줄이 안 맞아서 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다시 불러주고 하는 것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추신수와 절친한 사이로 알려진 이대호가 은퇴식을 맞아 커피차를 선물했다.
추신수는 "(이)대호가 나를 너무 잘 안다. 내가 어릴 때도 눈물이 많았고 아무것도 아닌 거에 운다는 것도 잘 안다. 은퇴식에서 (눈물을) 참을 수 있다면 참고 싶다"며 "오늘 아침에 (이)대호한테 전화해서 고맙다고 말했다. 정말 오고 싶었는데 스케줄이 바빴다. 마지막엔 '울지 말고 똑바로 해라'라고 하더라. 나는 진짜 안 울고 싶다. 웃으면서 마지막에 내려오고 싶다"고 웃으며 말했다.
[스포츠투데이 신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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