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전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쇼’라도 지도부가 총사퇴해야 한다”는 말이 나왔다. 친한동훈계 의원들은 물론 일부 친윤석열계 의원들이 대선 패배에 대해 지도부가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날 권성동 원내대표가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친윤석열계가 반대하며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 등 지도부 총사퇴 문제는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국회 본회의가 끝나고 오후에도 이 문제를 두고 논의를 이어갔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에서 “보수의 재건을 위해 백지에서 새롭게 논의해야 한다”며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의 사퇴는 지난달 국민의힘 지도부의 무리한 강제 후보 교체 시도 무산에 따른 수순이나 다름 없다. 당시 지도부가 총사퇴해야 한다는 의견이 불거졌으나, 김문수 대통령 후보가 “대선 국면에서 원내대표를 선출하는 것은 오히려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하면서 일단 유임 쪽으로 가닥을 잡은 바 있기 때문이다.
권 원내대표가 사퇴 의사를 밝히고 의총장을 떠난 직후, 의원들 사이에선 권 원내대표 외에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도 함께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과 김 위원장이 오는 30일 새 원내대표 선출 때까지는 임기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붙었다.
배현진·우재준·유용원·한지아 의원 등 친한동훈계 의원뿐 아니라 김재섭 의원 등 일부도 지도부 총사퇴 필요성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참석자는 “김 의원 등이 우리가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하면 안 되고, 모두 사퇴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고 전했다. 한 영남 중진 의원은 “정말 반성하는 거라면, 지도부가 총사퇴해야 한다”면서도 “쇼라도 지도부가 사퇴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고 복수의 참석자가 전했다.
반면 친윤석열계 의원을 포함한 당 주류에서는 김 위원장이 오는 30일까지 임기를 유지하면서 새 원내대표 선출 작업에 주력해야 한다는 뜻을 표했다고 한다.
이날 의총에선 대선 패배에 대한 통렬한 원인 분석이나 반성 등은 나오지 않았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했던 일부 의원들은 이제 와서 ‘탄핵에 반대한 게 아니었다’며 발을 빼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한 비례대표 의원은 “윤 전 대통령의 탄핵에 반대한 게 아니라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서 (탄핵에 반대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는 “비례대표로 (선거에) 열심히 뛰었는데, 당의 분열을 조장하고 갈등을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한다. 당론과는 달리 탄핵 반대 입장을 철회하자고 주장했던 한동훈 전 대표 등을 겨냥한 발언이다. 그의 발언에 일부 의원들은 박수를 치기도 했다고 한다.
또 다른 수도권 초선 의원도 “나도 윤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한 게 아니었다”며 “내 뜻은 그때 바로 탄핵하지 말고, 더 있다가 탄핵하자는 것이었다”고 했다. 그는 “우리가 준비 없이 탄핵해서 이 지경이 됐다”며 윤 전 대통령의 탄핵에 앞장선 한 전 대표를 비판하는 취지로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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