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goodmorningcc.com/news/articleView.html?idxno=422762

한국여론평판연구소(KOPRA)가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에 편향적인 여론조사를 실시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설문 문항이 노골적으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깎아내리는 의도가 담겨 있어 여론조사를 빙자한 '선거운동'이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1일 오전 본 기자에게 KOPRA 여론조사 전화가 걸려왔다. 이미 KOPRA 여론조사가 어떤 곳인지 잘 알고 있었지만 그들의 실제 여론조사가 어떤 식으로 전개되고 있는지 탐사할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 끝까지 조사에 임하기로 결정하고 차근차근 응답에 나섰다.
그런데 이번에도 설문 문항에 상당한 문제점이 발견됐다. 먼저 6번 문항은 "선생님께서는 이번 대선에서 투표 후보를 결정하는데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에 대한 책임을 고려하십니까? 고려하지 않으십니까?"였는데 문제는 그 다음 7번 문항이었다. 7번 문항은 "그럼 투표 후보를 결정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의 '일방적 독주에 대한 견제'를 고려하십니까?"였다.
이번 조기 대선은 엄연히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불법적인 12.3 내란 사태로 인해 치러지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더불어민주당의 일방적 독주'라는 국민의힘과 윤석열 전 대통령 측의 일방적 주장을 그대로 설문 문항에 집어넣은 것이다. 이런 질문이라면 민주당 지지층이 중도에 불쾌감을 느껴 전화를 끊을 수밖에 없다.
8번 문항 역시 "그럼 투표 후보를 결정하는데 후보의 도덕성을 고려하십니까?"였는데 이 역시도 지난 20대 대선부터 이낙연 전 총리 측과 국민의힘 측이 주구장창 물고 늘어졌던 이재명 후보의 '도덕성 논란'과 연관이 있는 부분이기에 또 다시 논란이 될 수밖에 없다.
뒤이어 10번 문항도 문제가 많았다. 10번 문항은 '대선 막판 이슈에 관한 질문'이라며 "선생님께서는 대선 후보 TV 토론에서 있었던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의 젓가락 발언 관련 논란에 대해 알고 있습니까? 모르고 있습니까?"였는데 이 역시도 이재명 후보 문제와 일정 부분 관련이 있는 질문이기에 역시 민주당 지지층들이 불쾌감을 느껴 여론조사에서 이탈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11번 문항 역시도 "그럼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의 배우자 설난영 여사에 대한 유시민 작가의 발언 관련 논란에 대해 알고 있습니까?"였다. 이 역시도 대선과는 하등 관련이 없는 질문이다.
이렇게 이재명 후보를 겨냥한 것으로 보이는 질문이 4개나 배치돼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그렇다면 민주당 지지층이 불쾌감을 느껴 도중에 전화를 끊어버릴 가능성이 높고 이는 자연스럽게 김문수 후보의 지지율이 높게 반대로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은 낮게 보이는 착시효과를 유발할 수 있고 언론에 보도가 될 경우 정말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거나 역전한 것처럼 호도할 수 있는 '여조라이팅'이 이뤄지는 것이다.
무엇보다 더 큰 문제는 지난 28일부터는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이므로 이 시기엔 여론조사를 공표할 수 없는 데도 이런 여론조사를 실시했다는 점이다. 위에 공개된 녹취록은 본 기자가 직접 이날 오전에 받은 전화이고 본 기자의 휴대전화는 자동으로 통화 내용이 녹음되도록 돼 있으며 그 녹취록은 지금도 고스란히 저장돼 있다.
한국여론평판연구소가 여론조사를 실시한 목적은 무엇이며 이렇게 불공정한 설문 배치를 한 이유가 무엇인지 직접 해명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