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손 씨는 뜬금없이 잠입 취재 중인 기자에게 자격증 취득을 제안했다. '창의체험활동지도사 1급' 자격증을 무료로 발급해 주겠다며, 이걸로 초등학교 방과후 강사로 취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손 씨는 첫 만남 전부터도 ‘애국 청년들이 학교 안으로 들어가 바른 역사 교육을 해야 한다’는 문자를 보내는 등 자격증 취득을 적극 권유했다. 자격증 무상 발급을 미끼로 청년들을 유인해 정치 댓글을 달도록 만드는 수법이다.
"바른 역사, 정방향의 역사를 학교에 들어가서 애들하고 얘기를 하는 거예요. 지금 우리는 뭐 놀이 체육으로도 (학교) 들어가고, 보드 게임으로도 들어가고, 뭐 창의 미술로도 들어가고 뭐 저기 여러 가지 뭐 그림책 놀이, 뭐 영어 놀이, 별거 별거 다 해서 이제 프로그램 만들어서 학교에 지금 채용이 돼서 다들 근무를 하고 있는데..."
손OO '리박스쿨' 대표
방과후 수업으로 초등학생 '세뇌'...윤석열 정권 차원의 '기획' 정황
'창의체험활동지도사 1급' 자격증이 있으면 초등학교에서 방과후 강사로 일할 수 있다. 윤석열 정부가 새롭게 도입한 '늘봄학교' 강사다. 늘봄학교는 기존의 돌봄교실과 방과후학교를 통합한 제도로 윤석열의 대선 공약이었다.
늘봄학교는 지난해 2학기부터 전국 초등학교 6,185곳에서 시행되고 있다. 내년부터는 전국 모든 초등학생이 대상이다.

손 대표는 왜 장학금을 주면서까지 이 자격증을 주려는 것일까. 취재 결과, 그들의 숨은 목적은 방과후 교육을 통해 초등학생들에게 왜곡된 역사 인식을 심는 것이었다. '리박스쿨' 대표이자 '자손군' 운영자인 손 씨는 "우리가 맨날 전교조 아웃 이렇게 외치는데, 바깥에서 아무리 외쳐도 소용이 없다. 우리가 학교 안에 들어가야 되겠다. 학교 안에 가서 학생들한테 제대로 된 교육을 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방과후 수업은 보드게임이나 미술 체육 활동으로 구성된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초등학생에게 이승만과 박정희를 미화하는 '뉴라이트'식 교육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뉴스타파는 손 씨가 추천한 ‘늘봄 강사’ 교육 프로그램에도 잠입해 실상을 직접 확인했다. 첫날 수업에 참석한 수강생은 6명,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수업이 이어졌다. 수업은 창의미술, 놀이체육, 보드게임 등 ‘실습 스킬과정’으로 구성됐다. 
기본 이론 교육은 온라인으로 대체한다고 했다. 여기서 그들의 숨은 목적이 드러났다
온라인 교육 중 '계기교육과 한국사'란 과목이 있다. 이 과목 강연자는 제주 4·3 사건을 ‘북한 정권 수립을 위한 지하 선거 지원 조직, 남로당이 벌인 일’로 설명하는가 하면, 박정희 전 대통령을 ‘공산화 위기에서 나라를 구한 영웅’으로 묘사했다. 강연자는 다름아닌 댓글공작팀 ‘자손군’ 단장 출신이었다
늘봄교사 자격증은 교육부가 민간 사단법인에 발급 권한을 위탁한다. 손 씨는 자신이 교육부 관계자와도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만약 교육부가 이런 상황을 알고도 극우 단체들에게 늘봄교사 '자격증 발급' 특혜를 준 것이라면, 이는 윤석열 정권이 기획해 벌인 일로 봐야 한다.
"서울교대 업무 협약 후 이미 많은 초교에 강사 투입"
'리박스쿨' 잠입 나흘째, 뉴스타파 기자는 교육 과정을 마치지도 않았는데 자격증을 받았다. 수업 첫 날 받았다. 발급 기관은 한국교육컨설팅연구원으로 되어 있었다. 이 연구원 대표는 며칠 전 손 씨와 함께 국회로 가서 '학부모 단체' 행세를 하며 국민의힘과 함께 기자회견을 한 인물이다. 그럴 듯한 간판을 내세우고, 점조직처럼 얽히고 설켜있는 것으로 보인다.
손 씨는 "리박스쿨과 서울교대가 업무 협약을 맺으면서, 이미 많은 초등학교에 강사가 투입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서울교대는 국립대학이다. 사실이라면, 이 또한 당국의 조사가 불가피해 보인다.
손 씨는 "리박스쿨과 서울교대가 업무 협약을 맺으면서, 이미 많은 초등학교에 강사가 투입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서울교대는 국립대학이다. 사실이라면, 이 또한 당국의 조사가 불가피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