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 이해정 기자] 배우 고민시의 '학폭'(학교 폭력) 논란에 그가 광고 모델을 맡은 키움증권도 고심에 빠졌다.
최근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톱스타 모시기 열풍이 이어지고 있다. 브로커리지 경쟁이 해외주식으로 옮겨가고 리테일 고객 확보가 핵심 승부처로 떠오르면서 연예인 마케팅에 불이 붙은 것.
특히 투자를 시작하는 연령대가 점차 낮아지면서 MZ세대에게 사랑받는 톱스타들을 향한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는데, 지난 5월 20일 우리투자증권은 그룹 아이브의 멤버 장원영을 모델로 발탁한 광고를 선보였다. 관계자는 장원영의 낙관적인 사고방식을 뜻하는 유행어로 떠오른 '원영적 사고'를 언급하며 "궁극적으로 잘 될 것이라는 마인드가 우리 WON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가 추구하는 장기·분산 투자 방향성과 일치해 계약을 체결하게 됐다"고 밝혔다. KB증권은 지난해 남매 듀오 AKMU(악뮤) 이찬혁과 계약이 종료됐으며, 지난달 KB금융그룹 모델이던 배우 박은빈을 새 모델로 기용했다. 박은빈은 광고에서 '은빈깨비' 캐릭터로 변신해 사용자에게 도움을 주는 역할을 맡았다.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연말 배우 유인나를 전속 모델로 기용하면서 'ZERO로 갈아타영' 캠페인을 시작했다.
키움증권 역시 지난 3월 MZ세대의 워너비 스타로 떠오른 배우 고민시를 모델로 기용했다. 키움증권이 브랜드 광고를 재개한 건 2020년 이후 무려 5년 만이다. 후발주자 토스증권이 MTS의 직관적이고 편리한 서비스를 내세워 2030 투자자 공략에 나서자 리테일 강자 키움증권이 '필살기' 카드로 고민시를 택한 것.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키움증권의 지난해 외화증권 수탁 수수료 수익은 전년 배이 95.6% 증가한 2089억원, 토스증권 수익은 2080억원으로 키움증권의 턱밑까지 추격하고 있는 상황. 전년 대비 증가율은 토스증권이 압도적 기세를 보이는 가운데 고민시가 키움증권의 구원투수로 발탁된 것.
그러나 안타깝게도 현재로서 고민시는 키움증권의 구원투수가 아닌 벤치 멤버로 수납될 위기다. 온라인 커뮤니티발 제보가 쏟아지며 고민시의 '학폭'(학교 폭력) 의혹이 불거진 것. 해당 논란에 고민시 소속사 미스틱스토리는 "해당 내용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며 사실무근임을 밝힌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으나 보수적인 광고계 특성상 모델 교체 카드를 고려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 섞인 반응도 읽힌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조선비즈와의 인터뷰에서 "키움증권으로서 매우 민감한 시기인데 2030 개미 포섭을 위해 기용한 홍보 모델의 학폭 논란이 터진 것"이라고 분석하며 "해당 논란이 사실인지 아닌지와 무관하게 브랜드 광고를 한 기업에는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표된 주요 증권사 20개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의 2024년 광고선전비(회사의 업무와 관련한 홍보 목적으로 지출되는 비용)는 4313억원이다. 2023년(3683억원)과 비교하면 17.1%(630억원) 증가한 것으로 리테일 시장 경쟁이 심화되면서 올해 광고 지출은 더욱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처럼 막대한 광고비를 쏟아붓고도 모델의 논란 하나에 브랜드 이미지가 휘청이는 상황이 반복되며 금융가도 '스타 마케팅' 전략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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