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페이 도입이 카드사 당기순이익에 긍정적인 영향이 없다는 주장이 나왔다. 삼성페이의 유료 전환, 단말기 설치 등으로 비용이 더 많이 증가할 수 있어서다. 애플페이 확대로 삼성페이마저 수수료를 부과하면 카드사는 연간 최대 1337억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애플페이 도입 현대카드, 이익 늘었지만… "유의하지 않다"
김상봉 한성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23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2025 한국신용카드학회 춘계세미나'에서 "카드사가 애플페이를 도입해도 당기순이익 측면에서 이익이 크지 않을 것 같다"며 "수익성보다는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차원에서 도입을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선도적으로 애플페이를 도입한 현대카드의 재무제표를 분석했다. 애플페이 도입 전후로 현대카드 이용실적과 당기순이익 변화를 추적했다. 분석 결과 애플페이 도입 이후 현대카드 총이용액은 2조4000억원, 당기순이익은 44억4200만원 증가했다.
그러나 김 교수는 이러한 증가가 "유의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유의하지 않다는 건 현대카드 이용 금액·당기순이익 증가가 애플페이 도입 때문이 아니고, 물가상승이나 마케팅 확대 등 다른 요소가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뜻이다.
김 교수는 카드사가 휴대폰 제조사(애플·삼성전자)에 지불해야 할 수수료 비용도 만만치 않다고 지적했다. 현재는 애플만 현대카드로부터 결제 비용 일부를 수수료로 받아 간다. 삼성페이는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하지만 삼성전자도 삼성페이를 유료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애플페이 결제 수수료율은 미국·일본·유럽 등에서 0.15%다. 우리나라에서도 이와 유사한 수준의 수수료율을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삼성과 애플이 0.15% 수준으로 카드사로부터 수수료를 받아 간다면, 그 액수는 연간 최대 1337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체적으로 애플페이 수수료가 341억원, 삼성페이가 997억원이다.
NFC(근거리무선통신) 결제 단말기 보급 비용도 문제다. 지난달 기준 국내에 설치된 NFC 단말기는 총 53만3471개다. 보급률은 10% 수준이다. 단말기 1대 값을 20만원으로 잡고, 전국 모든 가맹점에 NFC 단말기를 설치한다고 가정하면 약 6000억원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카드가 애플페이를 처음 도입할 때는 약 86억원 단말기 설치 비용을 카드사와 가맹점이 절반씩 부담했다.
김 교수는 "애플에 줘야 할 수수료, 단말기 설치 비용, (비자 등) 브랜드 수수료를 감안하면 카드사에 기존 수수료 외 많은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카드사가 아니라 결제 시장에 진입할 기업이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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