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news.naver.com/article/308/0000036687?sid=100
홍장원 차장과 첫 번째 통화했던 그 시각, 여인형 방첩사령관은 실제로 내용을 자세히 설명하고 전달할 상황이 아니었다. 홍 차장에게 불러준 14명의 명단을 자신의 참모진에게 불러주고, 후속 임무 지시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육군총장이 국방부에 들어와 있다. 국무위원들이 들어온다더라. 너네들은 알고 있어야지.”
12월3일 밤 9시, 여인형 방첩사령관은 정성우 방첩사 1처장과 김대우 방첩사 수사단장 등 주요 참모진 호출을 지시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곧 계엄이 선포될 것이라는 취지였다. 여 사령관은 “조금 늦어질 것 같아”라며 “어르신들(국무위원)이 잘 하겠지? 반대하겠지? 말리겠지?”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구민회 과장이 14명의 체포 대상자 명단을 받아 적어 메모로 남겼다. 구 과장은 검찰 조사에서 김대우 단장이 명단을 불러준 시점을 ‘오후 11시4분께’라고 특정했다.
이후 구 과장은 경찰과 국방부에 각각 연락해 합동수사본부 구성과 ‘체포조 운영’을 위한 수사관 파견을 요청했다. 여인형 사령관이 체포 대상 14명의 명단을 공유한 건 방첩사 참모진과 홍장원 1차장 외에 더 있다. 조지호 경찰청장이다.
여 사령관은 밤 10시30분께, 조지호 청장에게 텔레그램으로 전화를 걸었다. 방첩사 참모진이 하나둘씩 모이기 시작할 시점이었다. 조지호 청장 검찰 진술조서에 따르면, 당시 여 사령관은 “정치인 명단 15명 정도를 체포할 것인데, 경찰에서 위치를 확인해달라”고 말했다.
시간순으로 정리하면, 여 사령관은 조지호 청장-방첩사 참모진-홍장원 차장 순으로 체포 명단과 구금, 위치추적 등을 전파하거나 공유했다. 여인형 사령관도 체포 명단의 존재를 인정한다.
윤석열 탄핵심판 증인으로 나와서는 대부분의 증언을 거부했지만, 그는 앞선 여러 차례 검찰 조사에서 “비상계엄 선포 직후 김용현 장관으로부터 전화로 명단을 전해 들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