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약 프리즘]
이재명 수질 개선·생물 다양성·탈플라스틱
김문수 기후 환경부 개편으로 기후재난 대처
이준석, 환경부 축소
6.3 대선을 앞두고 대선 후보들이 10대 공약을 발표한 가운데, 거대 양당 후보들의 상반된 환경 공약이 주목받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문재인 정부 당시 추진했던 ‘4대강 재자연화’에 방점을 찍은 반면,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포스트 4대강’으로 불리는 ‘하천지류 정비사업’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두 후보는 환경부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입장을 같이했으나,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오히려 환경부 기능을 축소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았다.
이재명, 文 정부 추진하던 ‘4대강 재자연화’ 추진 나서
이재명 후보는 문재인 정부 시절 추진됐던 ‘4대강 재자연화’와 수질 개선 정책을 다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4대강 재자연화는 4대강에 설치된 보를 해체하거나 개방해 자연 생태계를 회복하는 사업이다.
4대강 관련 정책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180도 달라져왔다. 문재인 정부는 4대강에 설치된 16개 보가 물의 흐름을 막아 수질 악화를 초래했다고 보고, 금강·영산강의 5개 보를 해체하거나 수문을 상시 개방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이 계획은 사실상 중단됐다.
이재명 후보는 지난 대선 운동 당시에도 “4대강 재자연화를 위해 보 처리 방안과 자연성 회복 종합대책을 신속히 추진하고, 강 유역의 안정적인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취·양수장 개선을 조속히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선거에서도 10대 공약에 관련 내용을 포함했지만, 유세 과정에서는 이를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
이 후보는 생태·환경 분야에서 비교적 다양한 공약을 제시했다. 육지 및 해양 생물다양성 보호구역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산불 피해 지역의 생태계를 복원하겠다고 약속했다. 2028년 제4차 UN 해양총회 유치도 공약에 포함됐다. 그는 ‘탄소포인트제’와 같은 국민 참여형 탄소 감축 인센티브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환경부는 탄소중립포인트제를 운영 중이지만, 지난해 말 기준 가입자는 180만 명에 불과하다.
또한 그는 ‘탈플라스틱 국가 로드맵’ 수립과 ‘바이오 플라스틱 산업 육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 LG화학, 롯데케미칼, SK지오센트릭 등 주요 석유화학 기업들이 업황 둔화로 인해 친환경 플라스틱 사업을 축소하거나 진출 속도를 늦추고 있어, 보다 실현 가능하고 구체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문수, 포스트 4대강 사업 ‘하천지류 정비사업’ 내세워
김문수 후보는 4대강 후속사업으로 알려진 ‘지류·지천 정비사업’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도심 하천 저류지 조성 ▲대규모 준설을 통한 하천 수량 확보 ▲노후 제방의 안전 강화 등을 제시했다.
지류·지천 정비사업은 2011년 이명박 정부가 4대강 사업 이후 추진한 후속 사업으로, 홍수 예방과 수질 개선을 목표로 했다. 당시 국가하천 3000km와 지방하천 2만7000km 중 5500km를 대상으로 바닥 준설과 제방 보강을 계획했으나, 2012년 민주당의 반대에 따라 예산이 전액 삭감되며 중단됐다.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는 지방하천은 국가하천보다 정비가 원활하지 않아 홍수에 더 취약하다는 비판이 있어왔다. 국민의힘은 “4대강 지류·지천 정비사업이 민주당과 환경단체의 반대로 무산됐고, 이는 결국 홍수와 인명 피해로 이어졌다”고 주장해왔다.
전문가들은 양당의 정책이 기존의 입장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봤다. 최동진 국토환경연구원 대표는 “4대강 재자연화와 지류·지천 정비사업 모두 양당이 과거부터 주장해온 내용으로, 이번에도 새로운 정책보다는 기존 기조를 유지하는 방향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김문수 후보는 환경부를 ‘기후환경부’로 개편해 기후재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국토교통부, 농림축산식품부, 산업통상자원부, 해양수산부 등 유관 부처들 간 기후재난 통합조정권을 기후환경부가 갖도록 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아울러,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인프라 및 도시계획 정책 강화, 조기 경보 시스템 고도화도 공약으로 내놓았다.
환경공약 없는 이준석, 환경부 역할도 축소… 행정 전문가 “어처구니 없는 발상”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뚜렷한 환경공약을 제시하지 않았다.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환경부를 사실상 축소하겠다는 공약이다. 김문수 후보가 환경부를 기후환경부로 확대하고, 이재명 후보가 기후에너지부 신설하겠다고 언급한 것과는 정반대다.
이 후보는 “현재 19개 부처를 13개로 축소하겠다”며 “국토교통부, 환경부, 해양수산부의 해양 업무를 통합해 건설교통부로, 수산 분야는 일차산업부로 합치겠다”고 밝혔다. 이는 환경부의 기능이 대폭 축소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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