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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전주서 새만금 개발·올림픽 유치 등 약속... 이세종 열사 참배는 않기로"저는 방에 있을 때도 늘 새만금 지도를 봅니다!"
호남 표심 잡기에 나선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이번엔 전북 전주에서 "새만금을 세계적인 꿈의 도시로 만들겠다"고, "2036년 하계올림픽이 반드시 유치되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엿새째인 17일 오후 전북 전주 한옥마을을 찾았다. 전동성당 앞에 유세차를 세운 그는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 양향자 공동선거대책위원장, 인요한 호남특별위원장, 조배숙 전북특별자치도당 총괄선대위원장, 정운천 전주을 당협위원장 등과 함께 시민들을 만났다.
"비빔밥 먹어서 힘 난다", "새만금을 꿈의 도시로!"
김 후보는 두 팔을 번쩍 들고 유세차에 올랐다. 이어 마이크를 잡은 그는 "전동성당은 제가 젊었을 때 민주화 운동한다고 여러 번 왔던 곳이다", "점심으로 놋그릇에 담긴 좋은 비빔밥을 먹어서 힘이 난다"는 등 전주를 방문한 소회로 유세를 시작했다.
김 후보는 먼저 2036년 하계올림픽 유치 총력 지원을 약속했다. 그는 "(2036년 올림픽 유치 후보지 선정 과정에서) 어떻게 전북이 서울을 이겼겠나. 저는 그 비밀을 안다"라며 "전북도민들의 뜨거운 열정이 있기 때문에 이긴 것"이라고 말했다.
새만금 개발도 약속했다. 김 후보는 "저는 방에 있을 때도 늘 새만금 지도를 본다"라며 "이곳이야말로 대한민국의 꿈을 실현할 수 있는 위대한 땅"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새만금을 다 매립하면 1억 2천만 평"이라며 "이 땅을 왜 놀려두느냐. 세금 없는 자유 도시로 만들어서 기업에 세금을 과감히 깎아주어야 한다"고 했다.
또 "지금 청년 중 집에서 쉬는 사람이 50만 명이 넘는다. 공부 많이 하고 대학 졸업하고 잘생긴 젊은이들이 집에서 논다"라며 "(새만금에서는) 정부가 무료로 직업 훈련을 해서 공장에 우수한 인력을 공급하겠다. (기업에) 땅 주고, 세금 깎아주고, 사람 훌륭히 훈련해서 대줘야 공장이 (새만금에서) 돌아가지 않겠나"라고 했다.
김 후보는 이어 "새만금을 이른 시간 안에 세계적인 꿈의 도시로 만들겠다"면서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향한 네거티브 공세를 잊지 않았다.
김 후보는 "(사람들이) '선거철 되니까 또 허황된 거짓말을 하는 것 아니냐'고 하는데 저는 장가간 다음에 한 번도 밖에 나가서 총각이라고 속여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경기도 수천만 평을 개발하면서 구속되거나 수사받거나 의문사 당한 사람도 없다", "우리 집사람은 경기도청 법인카드 써서 문제 된 적도 없다"라며 이 후보를 향한 여배우 스캔들·대장동·법인카드 의혹 등을 반복했다.
약 10분 간의 짧은 유세를 마친 김 후보는 유세차에서 내려 지지자들을 만났다. 태극기·성조기·일장기를 든 사람들은 "김문수 대통령"을 연신 외쳤고 김 후보는 그들과 악수하거나 사진을 찍으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김문수, 시민 반발 후 이세종 열사 참배 취소도
김 후보가 이날 찾은 전동성당 인근 풍남문 광장에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위한 분향소를 11년째 자발적으로 지키고 있는 이병무(57, 남)씨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윤석열을 옹호하고 내란을 두둔하더니 지금은 (그 전략만으로는) 선거에서 표가 안 되니까 저러는 것 같다"라며 "오늘 김문수가 전북대에 있는 이세종 열사 묘역에 참배하려다 시민 저지로 무산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씨의 설명대로 김 후보는 이날 전북대로 이동해 5·18민주화운동 최초 희생자인 이세종 열사 묘역에서 참배한 뒤 구정문에서 유세를 벌이고자 했다. 하지만 지난 16일 '제45주년 5·18민중항쟁기념 전북행사위원회(아래 위원회)'가 성명을 통해 "김 후보의 이세종 열사비 참배를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후 김 후보는 유세 장소를 한옥마을로 변경했다.
위원회에 참여하는 장태영 사단법인 전북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사무처장은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 통화에서 "최근 김 후보는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파면 결정에 대해 '8 대 0 파면은 공산당식'이라는 막말을 일삼았고, 5·18 때 계엄군 지휘 책임자였던 정호용 전 국방부 장관을 선대위 상임고문으로 임명했다가 취소했다"면서 "5·18 희생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위로나 사과가 없다"라고 비판했다.
장 사무처장은 이어 "5·18은 벌써 45년이 됐으나 여전히 진상이 밝혀지지 않았고 꽃다운 죽음들에 대해 누구도 책임지지 않았다"면서 "진정성 없는 참배는 우리에게 또 다른 상처다. 아물지 않는 상처에 칼을 또 덧대는 셈"이라고 꾸짖었다.
유세 현장 바로 옆에 있었던 전주시민 류아무개(66, 남)씨는 "한옥마을에서 일한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김 후보가 지역민들로부터 좋은 소리는 못 듣고 간 것 같다. '새만금 개발', '올림픽 유치' 등을 말하고 갔는데 현실성 없는 소리만 하더라. 지금까지 그와 같은 약속을 한 대선 후보가 한둘이 아니었다. 그런데 지금 그 결과는 어떤가"라고 되물었다.
류씨는 또 "오늘 유세장 앞에 사람이 많긴 했지만, 전부 그를 응원하는 사람은 아니었다. 지나가는 관광객과 통행하는 시민들 덕분에 많아 보인 것 같다"면서 "그에게 지지를 보낸 시민들 역시 일반 시민이나 도민이라기보단 지역별로 모인 지원군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이날 전주 유세에는 국민의힘 경선 기간부터 김 후보 캠프를 드나들던 유튜버들과 지난 15일 서울 구로구 신도림역 출근길 인사에서 그를 응원하던 지지자들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