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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김문수 후보를 경선으로 선출한 지 불과 일주일 만에 한덕수 후보로 교체하는 과정은 당 안팎에서 “정당 민주주의 파괴” “정치 쿠데타”라는 강한 비판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지도부가 내세운 ‘상당한 사유’의 해석과 적용을 둘러싼 논란이 거세지며, 절차적·정치적 정당성에 심각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사태에서 국민의힘이 결정적으로 실수한 다섯 가지 지점과, ‘상당한 사유’ 논란에 대한 비판적 분석을 종합했다.
1. 정당 민주주의와 경선 결과의 무력화
가장 근본적인 실수는 당원과 국민이 참여한 공식 경선 결과를 지도부가 일방적으로 뒤집은 점이다. 김문수 후보는 3차례 경선을 거쳐 공식 선출된 대선 후보였으나, 지도부는 심야에 비상대책위원회와 선거관리위원회를 열어 후보 자격을 박탈하고 한덕수 후보를 단독 등록했다. 이는 정당 민주주의의 근간을 스스로 훼손한 것으로, 당내외에서 “민주적 절차의 파괴” “쿠데타”라는 비판을 자초했다.
2. 절차적 투명성과 공정성의 상실
후보 교체 과정이 한밤중에 기습적으로, 불투명하게 진행된 점 역시 치명적 실수다. 비대위와 선관위는 새벽 3시부터 4시까지 단 1시간 동안 후보 등록을 받았고, 이 시간에 한덕수 후보만이 등록을 마쳤다. 이런 절차는 “날치기” “기습 공천”이라는 비난을 받았으며, 정상적인 경선이나 단일화 절차를 밟지 않은 점이 신뢰를 크게 훼손했다.
특히, 당원 다수가 깨어 있지 않은 시간에 모든 절차가 진행된 것은 당 지도부 스스로도 절차적 정당성에 자신이 없었음을 반영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 ‘상당한 사유’ 적용의 자의성과 법적 논란
-표본 조사의 한계: 조사 대상이 3,000명의 당원 샘플에 불과했고, 전당원 투표가 아니었다. 여론조사 결과를 ‘상당한 사유’로 해석하는 것은 법적·정치적 관례를 벗어난 독자적 기준이다.
-법적 모호성: 통상 ‘상당한 사유’는 후보의 사망, 범죄 사실 등 불가피한 신상 변동에 적용된다. 단일화 시기 논란을 이유로 경선 결과를 뒤집은 것은 해당 조항의 남용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절차적 역설: 이양수 사무총장은 “비대위에서 단일화 약속을 했고 이를 이행하지 않아 상당한 사유가 발생했다”고 주장했으나, 이는 당헌 위반 행위를 정당화하기 위한 순환 논리에 불과하다.
-정치적 의도 노출: 새벽 3시~4시에 1시간만 후보 등록을 받은 점, 전국위원회 추인 전에 비대위 단독 결정을 내린 점 등은 지도부가 사전에 한덕수 후보 체제를 준비했음을 방증한다.
이처럼 국민의힘은 '상당한 사유'를 자의적으로 확대 해석하면서 법적 취약성을 노출시켰고, 이는 여론조사라는 도구를 이용해 사실상의 쿠데타를 합법화하려는 정치적 편의주의로 해석된다. 향후 법원의 가처분 결정과 선거관리위원회의 후보 등록 심사에서 치명적 약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4. 민심·당심 이반과 내부 분열 심화
지도부의 일방적 결정은 경선에 참여한 후보와 당원, 그리고 지지층의 민심을 거스르는 결과를 낳았다. 김문수 후보는 “야밤에 정치 쿠데타가 벌어졌다”며 강하게 반발했고, 당내 여러 인사와 의원들도 “비대위가 선출된 후보를 무력화하는 것이 민주적 절차냐” “정당민주주의 파괴”라고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 과정에서 당원과 지도부, 후보자 간 신뢰가 무너지고 내부 분열이 심화되며, 대선 승리 가능성도 스스로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5. 정치적 명분과 전략의 실종
국민의힘 지도부는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세워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웠으나, 경선과 당내 민주주의를 무시한 교체는 오히려 정당성과 명분을 잃게 만들었다. 당내외에서는 “결국 친윤계에 유리한 후보를 내세우기 위한 것” “정치적 자해 행위”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로 인해 보수진영의 결집력은 약화되고, 오히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에게 유리한 구도가 만들어졌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결과적으로, 국민의힘은 이번 대선 후보 교체 과정에서 정당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을 훼손하고, 절차적 투명성과 공정성을 무시했으며, 법적 논란과 내부 분열, 정치적 명분 상실 등 중대한 실책을 연이어 범했다. 특히 ‘상당한 사유’ 해석의 자의성과 절차적 결함은 향후 법적·정치적 위기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이로 인해 당의 신뢰와 결집력은 크게 흔들렸고, 대선 승리 가능성도 스스로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