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육군 수도군단장 박정택 중장(학군사관 30기)이 비서실 근무자들에게 수영장 현장접수와 자녀 결혼식 잡무 지시 등 1년여간 이른바 '갑질'을 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군인권센터는 2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박 군단장과 가족이 비서실 근무자들에게 행한 갑질 피해에 대한 복수의 제보를 접수했다"며 관련 메시지와 음성 파일을 공개했다.
센터에 따르면 박 군단장은 지난해 3월 비서실 근무자에게 "너희 사모님이 무릎이 안 좋아서 운동해야 하니 좀 알아오라"며 수영장의 아쿠아로빅 과정 접수 방법을 확인하고 대리 신청을 하도록 했다.
부하는 오전 6시에 열리는 선착순 접수를 위해 새벽 4시부터 수영장 밖에서 대기했다는 제보를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날 공개된 음성 파일에는 박 군단장의 아내가 부하에게 전화해 자신이 원하는 수업 시간에 관해 이야기하는 내용도 담겼다.

또 박 군단장은 자신의 장녀 결혼식 날 부하 1명을 투입해 '자녀 결혼식 수행'을 맡긴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비서실 근무자는 메이크업샵, 결혼식장까지 운전하게 하거나 하객 인원 체크, 자리 안내, 결혼식 후 짐 나르기 등 사적 지시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때 박 군단장은 결혼식에 식사할 수 있는 인원이 150명으로 한정돼 있으니 150명이 다 왔으면 밥을 먹지 말라고 언급까지 했다고 센터는 전했다.
박 군단장이 부하들에게 반려 앵무새 새장 등 중고거래 대행, 스포츠 경기 VIP 티켓 확보, 관사 내 감 수확과 화단 가꾸기 등을 지시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구체적으로 박 군단장은 비서실 근무자에게 2024년 4월 5일에 있을 야구 경기(한화이글스 대 키움히어로즈)를 위해 미리 테이블석을 구하라고 지시했으나, 근무자는 '테이블석 구하기 어렵다'는 보고를 올렸다.
이에 박 군단장은 '전에 있던 부관은 아는 사람이 선예매권이 있어 부탁해서 구했는데'라며 전 근무자와 비교하기까지 했다.

이 밖에도 관사 지붕에서 돌아다니는 길고양이가 시끄럽다며 포획하게 하고, 고양이의 배설물이 묻은 수건들과 배변 패드가 담긴 쓰레기봉투를 처리하게 했다.
관사가 비어 있을 때에는 반려동물 밥을 챙겨주도록 했으며 손님맞이용 장보기 등 관사 관리 전반도 지시했다는 게 센터의 설명이다.
센터는 "수도군단장은 집무실에 비서실 직원이 여럿 모인 자리에선 따로 사적인 지시를 하지 않다가 부사관 직원들과 단둘이 있을 때만 무리한 부탁을 하는 등 사적 지시가 외부에 알려지면 문제가 될 만한 일이라는 것을 분명히 인지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https://v.daum.net/v/202504291521220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