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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원 아니고 연락처도 안 줬는데 “특보 위촉” 문자
관계자 “캠프 돕는 분들께 (명단) 받아서
‘이분들께 동의 받았는지’ 물어보고 나간다” 해명
한동훈 국민의힘 대통령 경선 후보 캠프에서 당사자 동의 없이 ‘특보 위촉장’을 발송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은 지난 20대 대선에서도 임명장을 무작위로 뿌려 논란을 일으켰는데, 이번엔 후보 경선 과정에서도 ‘묻지 마 위촉장’ 구태가 되풀이되는 모양새다.
ㄱ씨는 지난 24일 한 증명서 발행업체로부터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로 한 후보 명의의 위촉장 파일을 받았다. 위촉장에는 ㄱ씨의 이름과 함께 “귀하를 한동훈 국민먼저캠프 동료시민위원회 서울지역 정책특보로 위촉합니다”라고 쓰여 있었고, 한 후보의 직인도 찍혀 있었다.
ㄱ씨는 한 후보 캠프에 연락처를 제공한 적도 없을뿐더러 국민의힘 당원도 아니다. ㄱ씨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그동안 어떠한 정당에도 가입한 적이 없는데 위촉장이 와서 당혹스러웠다”며 “위촉장을 보내기 전에 전화 등으로 확인하는 절차도 없었다. 혹시 누군가 이름을 도용한 건지, 개인정보가 유출된 건 아닌지 불안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동훈 후보 캠프 관계자는 통화에서 “캠프를 돕고 싶어 하는 분들한테 (위촉장을 발송할 명단을) 받아서, ‘이분들에게 다 동의를 받았는지’를 물어보고 (위촉장이) 나간다”며 “모든 선거 캠프마다 (위촉장 발송이) 있는 건데 (위촉장을 받을) 사람들을 추천하는 과정에서 그 사람의 동의를 안 구한 걸 수도 있다”고 해명했다.
대선을 앞두고 캠프에서 임명장·위촉장을 남발하는 행태가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캠프의 임명장이나 위촉장은 지지층의 사기를 돋우고 선거운동을 독려하는 수단으로 쓰이곤 한다. 하지만 캠프 간 경쟁으로 당사자 동의를 생략한 채 임명장을 발송하는 일이 반복되면서 개인정보 유출 우려도 커지고 있다. 2022년 대선 과정에선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캠프가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정의당 대표·공무원 등에게까지 ‘특보’, ‘자문위원’ 같은 이름으로 임명장을 뿌렸다가 사과하는 일도 있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선거운동을 권유하기 위해 문서를 발부하는 경우라면 선거법 위반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선관위 관계자는 “공직선거법상 임명장 발부를 제한하는 규정은 없지만, (선거법 제93조3항에서) ‘선거운동을 하도록 권유·약속하기 위해 선거구민에 대해 신분증명서·문서 기타 인쇄물을 발급·배부 또는 징구하거나 하게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