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조용한' 정책 행보가 빛을 발하고 있다. 떠들썩한 전통적 유세를 줄이고 실제 정책에 초점을 맞춘 결과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처음으로 '50%'를 넘어섰다. 국민의힘 주자들이 여전히 '탄핵의 늪'에서 허우적대는 가운데 이 전 대표는 AI(인공지능), K콘텐츠, 주식시장을 누비며 미래 비전으로 존재감을 입증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21일 금융투자협회를 찾아 자본시장 활성화를 주제로 간담회를 열었다. 대선 출마 선언 이후 네 번째 정책 행보다. 과거 선물·옵션 투자까지 했을 정도로 '왕개미'로 알려진 이 전 대표는 "정치를 그만두면 주식시장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99%"라며 1,400만 개인 투자자들을 향해 진정성을 어필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대선 패배 이후 2억여 원의 방산주를 매수해 비판을 받을 정도로 주식투자에 진심이다. 이 전 대표는 '코스피 5,000 시대'를 약속했다. 간담회에 앞서 페이스북에 "회복과 성장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해 주가지수 5,000 시대를 열겠다"고 올렸다. 구체적으로 △공정한 시장 질서 확보를 위한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주주 이익 보호를 위한 상법 개정 재추진 △‘쪼개기 상장’ 시 모회사의 일반주주에게 신주 우선 배정 및 상장사 자사주 소각을 약속했다.
이 전 대표는 모두발언 후 비공개로 전환하는 관례를 깨고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과 '공개 토론'을 벌였다. 그는 "시가총액은 세계 15위인데 종목 수는 세계 5위라는 사실의 함의가 무엇이냐" "PBR(주가순자산비율) 0.1인 회사1들은 주식시장에 왜 있는 것이냐"라고 질문했다. 모두 '쪼개기 상장' '소액주주 이익 확대'와 맞물린 내용이다.
다만 이 전 대표는 '배당소득세를 낮춰야 기업들이 배당을 늘릴 수 있다'는 돌발 민원에 대해서는 "과거 시행을 해봤는데 (기업 배당이) 별로 안 늘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 센터장은 통화에서 "많은 정치인들을 만나봤지만, 이 전 대표만큼 주식시장을 잘 아는 정치인은 못 봤다"며 "정책에 대한 이해도가 상당히 높았다"고 전했다.
이 전 대표는 대선 출마 이후 '로키' 정책 행보에 주력하고 있다. 전통시장을 찾아 지지자들을 몰고 다니며 떡볶이나 어묵을 먹는 장면조차 없었다. 대신 △AI △K콘텐츠 △방산 △금융시장에 초점을 맞췄다. 네거티브 공세 없이도 경선 전반전에서 누적 89.56%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캠프 관계자는 "선거 기간이 짧아 이미 준비된 질 좋은 정책을 보여주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다"며 "정책으로 실력을 입증한 뒤 점차 접촉면을 넓혀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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