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중학생인데 엄마 아빠 전화밖에 안 받아요(...) 왜 안 받냐고 했더니 스팸이래요. 지금 같은 전화조사면 응답률 저하, 전화 조사 접촉 거부는 더 많아질 것 같아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선거여론조사 환경변화 신뢰성 제고를 위한 제도개선 방안' 연구용역 보고서(2024년) 심층 면접 참여자
최근 선거여론조사의 고충 중 하나는 저조한 응답률이다. 특히 2030 같은 젊은 세대는 모르는 전화번호에 응답하지 않는 경향이 강하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여심위) 용역보고서에 따르면 18~39세 연령층의 가중값은 다른 연령층에 비해 지속적으로 높게 나타난다. 가중값은 표본이 잘 수집되지 않았을 때 이를 보완하려고 응답자 비중을 높이는 걸 말한다. 가중값이 높다는 건 표본 수집이 잘 되지 않았단 뜻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주목받는 게 웹조사 혹은 온라인 조사 방식이다. 이메일 혹은 SNS 등으로 설문지가 담긴 웹사이트 링크를 받아 답변하는 방식이다. 운영 비용이 저렴하고 데이터 집계 역시 신속하고 정확하다는 장점이 있다.
해외에서는 이미 웹조사가 대세로 자리를 잡았다. 특히 미국은 1991년 전화 권유와 자동 전화 장비 사용을 제한하는 전화소비자보호법(TCPA)이 통과되면서 정치 관련 조사에서의 웹조사 비율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통계청장을 지낸 유경준 전 국민의힘 의원은 "미국은 전화조사 응답률이 1997년 36%에서 2018년 약 8%로 하락하자 웹조사와의 혼합방식으로 정확성을 보완했다"고 했다.
웹조사도 표본 대표성 확보 어려워
다만 자발성이 넘어야 할 산이다. 웹조사는 전화번호처럼 개인의 인터넷 주소 목록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자발적 참여자, 즉 패널의 품질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의 대표적 정치여론조사 기관인 퓨리서치(Pew Research)는 우편 주소 목록을 통해 패널을 추출한다. 무작위 추첨으로 구성된 패널들은 매달 한 번 이메일과 문자메시지로 초대를 받아 조사에 접근한다. 우편을 통해 여론조사 참여를 요청받은 이들 중 83%는 응답을 한다고 한다. 퓨리서치는 이를 통해 미국 성인 1만 명 이상의 전국 패널, ‘미국 트렌드 패널(American Trends Panel: ATP)'을 구성하고 있다.

영국의 대표적 조사기관인 유고브(YouGov)는 광고 플랫폼이나 웹사이트를 통해 패널을 충원한다. 광고 플랫폼 등의 패널 조사 링크를 보고 자발적으로 접속해 패널 구성원이 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유고브는 패널 200만 명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자발적 참여 패널 또는 온라인 패널을 활용한 선거여론조사를 원칙적으로는 허용하고 있다. 다만 활용도는 미미하다. 2014~23년 공표용 선거여론조사(1만2,807건) 중 웹조사는 6.09%(781건)에 그쳤다. 21년 기준으로 67%와 97%인 미국과 영국과 상당한 차이다.
https://v.daum.net/v/202504171000081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