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지역 A고등학교는 11일 오후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학교장 명의의 공식 입장문을 냈습니다. 또 이번 사안에 직접 당사자인 해당 교사의 입장문도 함께 공개했습니다.
학교 측은 입장문에서 "학생들과 교사가 학기 초 처음 만나는 상황에서 교사의 질문에 학생들이 반응하지 않자 '제주도는 옛날부터 말을 하면 잡혀가서 그 유전자가 각인된 것 같다', '4·3 유전자가 있어서 그런 것 아니냐'라는 등의 발언을 들었다는 학생 진술이 확인됐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도 학교 측은 사과의 말을 전하는 한편, 논란과 관련해 사실관계를 바로 잡아야 할 부분에했 대해 우선 언급했습니다.
학교 측은 해당 발언이 "4월 4일이 아닌 2025년 3월 초 통합사회 수업 OT(오리엔테이션) 시간에 있었다"라고 했습니다. 앞서 이러한 문제를 공론화하는데 계기가 된 학생 대자보에는 해당 발언이 4월 4일에 일어났다고 적시됐기 때문입니다. 또, 대자보를 쓴 주체에 대해서도, 1학년 수업에서 나온 발언을 들은 3학년 학생이 작성했다고 강조했습니다. 논란의 핵심은 비껴간 지적으로, 용기 내 목소리를 낸 학생들을 움츠러들게 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해당 발언을 했다는 교사와의 면담 결과를 토대로 한 해명도 나왔습니다.
학교 측은 해당 발언이 "교사 면담과 교사 진술서를 통해 첫 수업의 분위기를 유연하게 만들기 위한 말이었음을 확인했다"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해당 발언의 '정확한 표현'에 대해선 알 수 없다는 식의 입장을 취했습니다. 학교 측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에 대해 소개한다며, "제주 4·3 관련 발언이 있었던 건 기억하지만, DNA, 유전자, 각인 등 정확한 표현은 기억이 흐리거나 엇갈리기도 했다"라고 했습니다.
문제가 된 발언 내용에 대해선 정확히 제시하지 못하고, 마치 어휘 하나하나를 갖고 다투는 '법적 분쟁식' 해석이 적용된 듯한 해명이었습니다. 학교 측 입장문에 나온 "각인"이라는 단어는 애초 대자보에는 실리지도 않은 표현입니다.
더욱이 "일부 학생은 발언을 듣고 '불편함'이나 '의아함'을 느꼈다고 진술했다"는 조사 내용을 전하면서도, 바로 뒤에 "(학생)다수는 당시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라는 학교 측 판단도 함께 입장문에 적시했습니다.
아울러 학생들의 직접적인 의견을 확인할 수 있는 설문조사 내용은 비공개했습니다. 학교 측은 "전체 학생들의 동의를 받지 않은 상황"이라며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는다고 입장문에 적었습니다. 어떤 문항으로 학생 의견을 조사했는지에 대해 알 수 없게 된 겁니다. 다만, 추후 필요한 경우 학생 동의를 얻어 공개하겠다는 입장을 덧붙였습니다.
해당 교사의 입장도 공개됐습니다. 교사는 학생과 만난 첫 시간에 본인이 원하는 만큼의 학생 호응이 나오지 않아 분위기 환기 차원에서 한 말이라고 했습니다.
교사는 별도 입장문에서 "4·3 유전자, DNA, 각인 등의 단어를 썼는지는 3월 초 수업이고 저도 1학년 모든 반의 수업을 들어가기에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라며, "만약 제가 그런 단어를 썼다고 하더라도 전혀 4·3에 대해 비하하거나 문제로 지적하려는 의도는 결단코 없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이 교사는 또 "말이라는 것은 그 말이 이뤄진 상황과 맥락을 고려해야 정확한 의미가 전달된다고 생각한다"라며, "그 상황은 4.3에 대해 절대 비하하거나 경시하는 상황이 아니었고, 심각한 분위기도 아니었다"라고 부연했습니다.
학교 측은 그럼에도 사과와 재발 방지 노력을 약속했습니다. 학교 측은 "이번 일로 인해 상처를 받은 분들이 계시다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며 "교육적 책임과 윤리 의식을 되새기고 재발 방지를 위한 근본적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심심한 사과의 말을 전했습니다.
아울러 4·3평화공원 견학, 4·3계기 교육 등 매년 학교 전체 구성원을 대상으로 더 내실화하겠다고 했습니다. 해당 교사에 대해 "해당 사안의 엄중함을 경고했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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