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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무시해’ 논란은 국회에서도 문제가 되는 등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사안이다. 당시 뉴진스 멤버가 타 레이블 매니저로부터 ‘무시해’라는 말을 들은 것이 직장 내 괴롭힘이라는 주장이다. 사측 관계자들은 국회의원들에게 호통도 들었다. 하지만 타 레이블 매니저는 그저 남일 뿐이다. 굳이 권력을 따진다면 슈퍼스타인 뉴진스가 웬만한 필드 매니저보다 ‘갑’이다. 실제로 ‘무시해’라는 말을 들었어도 직장 내 괴롭힘이 되기 어렵다. 게다가 해당 매니저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했다. 매니저의 말은 무시하는 가운데 뉴진스 멤버들의 주장만 듣고 국회와 언론이 하이브를 질책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던 것이다.
결국 이 모든 이슈를 검토한 재판부가 어도어-하이브의 손을 들어줬기 때문에 뉴진스와 민 전 대표는 일단 타격을 입게 됐다. 이번 결과에 뉴진스는 이의를 제기함과 동시에 본안 소송 때 증거를 보강해 제출하겠다고 했다. 그때 어떤 증거가 나올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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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진스 인터뷰, K팝 비하로 이어질 수도
뉴진스는 이번 법원 판단 이후에도 독특한 반응을 보였다. 독자적으로 일정을 소화하면서 법 질서를 무시하는 행태를 보이더니 일방적으로 활동 중단 선언을 했다. 급기야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과 인터뷰하며 K팝 전반을 비난하고 나섰다. 해당 인터뷰에 따르면, 뉴진스 측은 “법원 판단에 실망했다. 아마도 이게 한국의 지금 현실일 것”이라며 “그러나 바로 그게 우리가 변화와 성장이 필요하다고 믿는 이유다. 한국은 우리를 혁명가로 만들고 싶어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K팝에는 매우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 회사는 아티스트를 실재하는 인간으로 보지 않고 상품으로 바라본다”며 “K팝 산업이 진정으로 변화해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아티스트가 정말 창의적으로 되고, 자유롭게 생각하며, 자기 견해를 자유롭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고 전했다. 그들이 계약 해지 사유로 내세운 것들의 사실 여부를 법적으로 따지는 과정인데, 엉뚱하게 탄압받는 아티스트 행세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문제는 이런 말들이 혐한(嫌韓)을 부추길 수 있다는 점이다. 해외에는 K팝이 인권 억압적이라는 선입견이 있다. 뉴진스가 여기에 근거를 제공해준 것이다. 나아가 한국의 법 질서와 언론까지 깎아내렸다. 많은 한국 매체가 덮어놓고 뉴진스를 부당한 회사에 의한 피해자로 보도했다. 해외 매체는 더 심할 것이다. 뉴진스를 무조건적인 피해자로 보도하면서 한국과 K팝이 부정적으로 부각될 수 있다. 한국의 위신 자체가 떨어지는 일이다.
민 전 대표 측은 하이브를 먹칠하는 여론전으로 뉴진스 독립을 이루려 한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회사는 물론 소속 아티스트인 르세라핌 등은 큰 피해를 보았다. 법원이 뜻대로 안 움직이자 이젠 K팝과 한국을 통째로 먹칠하려는 것일까. 뉴진스와 민 전 대표는 자신들이 피해자라고 감성에 호소하고, 여론 몰이를 할 게 아니라 이제부터라도 증거로 입증할 필요가 있다.
출처 : 시사저널(https://www.sisajourn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