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경찰서는 지난 4월 8일 박나래 측으로부터 신고를 접수해 수사에 착수했다. 박나래 소속사 관계자는 "정확한 피해 규모는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경찰 등에 따르면 현재까지 외부에서 침입한 흔적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지인의 소행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앞서 박나래는 지난 2021년 서울 용산구 이태원 단독주택을 55억원에 매입했다. 박나래가 거주하고 있는 주택은 지하 1층, 지상 2층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방 5개, 화장실 3개를 갖추고 있다.
박나래는 이미 해당 자택을 고정 출연 중인 MBC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나혼산)에서 여러 차례 공개한 바 있다. 혼자 사는 일상을 조명하는 프로그램인 만큼 주방, 거실, 안방 등 집안 내부가 속속들이 노출됐다. 특히 이 과정에서 감각적이고 고급스러운 인테리어가 부러움을 사기도 했는데, 집이 많은 관심을 받으면서 사생활 노출 피해로도 이어졌다. 박나래는 한 방송에 출연해 "어떤 목적을 갖고 오셔서 나를 꼭 만나겠다고 집 앞에서 10시간씩 기다리시기도 한다"고 털어놨다. 박나래 모친이 의문의 방문객을 딸의 지인으로 여기고 문을 열어주는 사건도 있었다고 한다. 이번 금품 도난 사태 역시 집이 과도하게 노출된 것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나혼산'에서 현실 직장인의 비애를 보여주며 일약 스타덤에 오른 아나운서 출신 김대호도 비슷한 피해를 겪었다. 김대호는 방송에서 홍제동 개미마을에 위치한 주택을 공개, 혼자 고기를 구워 먹거나 지붕에 올라가 잡초를 정리하는 등 독특한 일상으로 이목을 끌었다. 그러나 김대호는 "방송에서 집을 공개한 후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다. 심지어 술을 마시고 놓고 간 가방이 대문 앞에 있는 것도 봤다"며 이사를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마찬가지로 '나혼산'에 출연했던 모델 한혜진은 SBS '미운 우리 새끼', 개인 채널 등에서 강원도 홍천에 만든 500평 별장을 공개했다 날벼락을 맞았다. 여러 차례 "찾아오지 말아달라"고 호소했으나 마당에 승용차가 들어오는 일까지 있었다고.
가수 이효리-이상순 부부는 JTBC '효리네 민박'에서 제주에 위치한 신혼집을 공개해 큰 사랑을 받았다. 넓은 정원과 아늑한 공간을 두루 갖춘 펜션 같은 집은 곧 관광 명소로 떠올랐고, 계속되는 불청객들의 침입에 결국 이효리, 이상순 부부는 제주를 떠나 현재 서울 평창동으로 이사한 상태다.
일상 관찰 예능이 늘어나면서 집 공개도 하나의 콘텐츠가 됐다. 그러나 집 위치, 경관, 내부 인테리어만 조합하더라도 개인 정보를 쉽게 유추할 수 있어 관찰 예능에도 안전 진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포털사이트에 '연예인 누구 집'을 검색하면 아파트 이름부터 인테리어 정보까지 상세한 내용이 나온다. 그 집 인테리어를 직접 담당했다는 (믿거나 말거나 한) 후기들도 한가득이다. 진위 여부를 떠나 가장 사적이고 안전해야 할 거주지가 가십의 대상이 된다는 건 분명 공포스러운 일. "그러게 왜 집을 자랑했냐"며 피해자를 비난하기보다 '집 자랑' 자체가 예능 콘텐츠로 소비되는 실태, 그 안에 잠재된 위험성을 돌아보고 함께 대응 방법을 모색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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