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파적인 한줄평 : 다들 축축 늘어지잖아.
약을 쳐도 너무 쳤다. 보다가 축축 늘어진다. 모두가 아는 맛에 자극에 자극에 자극을 더하는데 어찌된 셈인지 맛보다가 지쳐버린다. 다 보여주려다 다 놓친, 영화 ‘야당’(감독 황병국)이다.
‘야당’은 대한민국 마약판을 설계하는 브로커 ‘야당’(강하늘), 더 높은 곳에 오르려는 ‘검사’(박해진), 마약 범죄 소탕에 모든 것을 건 ‘형사’(박해준)가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지고 엮이며 펼쳐지는 범죄 액션 영화다. ‘특수본’(2011) 이후 황병국 감독의 차기작으로, 유해진, 강하늘, 박해준, 채원빈 등이 의기투합한다.
‘선~수 입장’ 류의 영화로 여러 작품에서 본 듯한 클리셰들이 범벅되어있지만 그다지 효과적이진 않다. 그 쉬운 이야기 구조를 몇번이고 꼬아보려는 연출에서 반전에 대한 메가폰의 강박이 엿보인다. 이미 다 아는 공식을 비틀려고 안간힘을 쓰지만, 클리셰와 상충하면서 오히려 관객의 예측보다도 속도가 느린 결과물이 되어버리고 만다.
캐릭터성은 강하지만 혓바닥이 너무 길다. 대사에 힘을 주고픈 마음은 알겠으나 거의 모든 인물들의 대사에 양념을 치니 느끼하다. 게다가 관객들이 이해하지 못할까봐 숨길 것을 숨기지 못하고 친절하게 다 보여주려고 하니 오히려 흥미가 떨어진다. 특히 마약 난교 파티 같은 선정적인 에피소드는 영화의 호감도를 확 떨어뜨린다. ‘굳이 뭘 저렇게 자세하게 보여줘?’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팔짱부터 다시 끼고 정색하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그동안 보지 못했던 색다른 그림도 아니기에 편집하지 않은 이유를 알 수 없다. 밀당의 감각이 중요한 장르라는 걸 잊지 않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배우들의 연기는 안정적이다. 강하늘, 유해진, 박해준 등 각자 맡은 바를 적당히 수행해낸다. 다만 그들이 가진 기존 이미지를 적당히 활용하고 배합한 것 같아, 신선한 시도는 느껴지지 않는다. 캐릭터물다운 시너지 효과도 크게 일지는 않는 듯 하다. 오는 16일 개봉.
■고구마지수 : 1.5개
■수면제지수 : 2.9개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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