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파이브'는 2021년 촬영을 마친 이후 공개까지 무려 4년이 걸렸다. 주연 배우였던 유야인의 마약 상습 투약 혐의 탓이다. 유아인은 의료용 프로포폴 등을 상습 투약한 혐의 및 타인 명의로 수면제를 불법 처방 매수한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았다. 그는 1심에서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지난 2월 항소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 유예 2년을 선고받고 석방됐다.
'하이파이브'가 개봉하면 '유아인 리스크'에 시달리던 작품이 모두 세상에 나오게 된다. 유아인 논란으로 제작 후에도 빛을 볼 수 없었던 작품에는 넷플릭스 시리즈 '종말의 바보', 영화 '승부', '하이파이브'가 있었다. 이들은 유아인을 최대한 감추며 조용히 홍보를 진행해야 했다. 특히, 최근 공개된 '승부'에서는 스틸컷, 예고편 등에서 유아인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럼에도 작품의 이미지 타격은 피할 수 없었다.
그리고 유아인이 보여준 연기가 인상적인 탓에 그의 논란과 공백은 더 씁쓸하게 다가온다. 유아인과 이병헌 주연의 '승부'는 예정보다 2년이나 늦게 개봉했다. 이런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승부'는 개봉 이후 9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제때 개봉할 수 있었다면, 제대로 홍보를 진행할 수 있었다면, 논란이 없었다면 등의 가정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승부'의 홍보 단계에서는 볼 수 없었던 유아인의 연기는 인상적이었다. 이 작품은 바둑 기사 조훈현(이병헌 분)과 그의 제자 이창호(유아인 분)의 대결을 담았다. 영화는 차분한 카메라의 움직임 속에 두 배우의 연기로 치열한 갈등을 전개한다. 특히, 유아인은 가르침을 준 스승을 꺾고 일인자가 되는 이창호의 복잡한 심리를 그만의 방법으로 잘 살렸다. 유아인이 이병현과 연기를 잘 주고받았기에 '승부'는 더 좋은 영화가 될 수 있었다.
'하이파이브'의 개봉 논의에는 순항 중인 '승부'의 영향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유아인의 연기가 '유아인 리스크'를 이겨내는 걸 보고 내린 결정이었을 거다. 반대로 유아인의 연기가 빛날수록 팬들과 영화인들은 "왜 그랬어"라며 더 씁쓸함을 느껴야 할지도 모른다. 그래서 더 많은 비판과 비난이 쏟아질 수도 있지만, 이 역시 유아인이 감당해야 할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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