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장충동의 한 호텔에서 문화일보와 만난 류준열은 "우리는 일상에서 수많은 선택을 하는데, 그 선택 안에는 믿음이 들어 있다"면서 "이 영화는 ‘당신은 어떤 믿음을 갖고 있으며 그런 당신을 어떻게 보느냐’라고 질문을 던지는 것 같다. 단순히 성민찬의 행위가 선인지 악인지 가리는 것이 아니라, 그가 어떤 믿음을 갖고 있는지 궁극적으로 묻는다"라고 말했다.
맹목적인 믿음은 종종 광기로 흐른다. 광신도라는 표현은 비단 종교에만 해당되지 않는다. 사회 모든 영역에서 팬덤화(化)가 진행되며, 옳고 그름을 가리기 보다는 ‘나와 같은 것을 믿는가’를 두고 피아(彼我)를 구분하는 시대다. 신실한 신도이자 성직자였던 성민찬이 광기에 사로잡혀 아내에게 회개를 강요하며 눈물을 보이는 ‘계시록’의 장면은 섬뜩하다.

류준열은 "현 시대에도 가짜뉴스를 검증하고 확인할 수 있는 기회들이 많이 없어서 사실인양 받아들이곤 한다. 내가 어떤 믿음을 갖고 그걸 받아들였는지 생각해 보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선한 인물이었던 성민찬이 점차 변해가는 낙차 큰 연기를 보여주고 싶었다. 원작 웹툰에서는 전형적으로 욕망에 가득찬 탐욕스러운 목사인데 영화로 만들 때는 ‘변화하는 과정이 있어야 관객들이 공감하고 몰입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계시록’ 속 류준열은 변화무쌍하게 춤추듯 연기한다. 신실한 목사부터 어긋난 믿음으로 인해 침잠해가는 인물을 폭넓게 소화한다. 어느덧 데뷔 10주년을 채운 류준열이 지난 10년간 켜켜이 쌓은 연기 내공이 만만치 않다는 방증이다.
어느덧 30대 후반에 접어든 류준열은 40대를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배우로서 한층 더 무르익을 시점이다. 그 변화의 시기에 내놓은 ‘계시록’ 속 열연은 그의 30대의 마침표가 더할 나위 없다.
"데뷔 10년차를 맞으며 생각이 많아졌어요. 철이 들어가는 속에서도 두려움과 걱정 역시 비례해서 커지고 있죠. ‘10년을 채웠다’기 보다는 중간 기로에 서 있는 것 같아요. 그래도 배우로서 제 고집을 꺾지 않고 지금껏 오면서 나름의 성취를 이룬 것 같아 기뻐요. 여전히 수많은 딜레마에 빠지지만 그 안에서 답을 찾아가는 과정도 꽤 재미있고 의미가 있습니다. 더 나은 배우로 나아가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안진용 기자(realyong@munhwa.com
https://m.entertain.naver.com/article/021/0002700229
심리스릴러인데 술술봐짐 나름 생각할거리도 있고 이런 톤 좋아하면 재밌게 볼 수 있엉
원래 잘하는데 계속 더 잘하니까 캐릭터 연기 보는 맛 최고!! 나를 위해 다작해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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