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영주택이 한강 이북 금싸라기 땅으로 손꼽히는 서울 한남근린공원 부지 소유권을 지키기 위한 소송전에서 서울시에 최종 패소한 것으로 비즈한국 취재 결과 확인됐다. 한남근린공원 조성사업 실시계획 효력은 오는 6월까지로 실제 공원이 조성되려면 서울시가 남은 기간 부지 수용 작업에 착수해야 하는데, 양측 소송전이 진행되는 동안 일대 부지 가치가 4600억 원으로 4배가량 뛰면서 수용 부담은 커진 상황이다.
한남근린공원 조성 사업이 구체화 된 것은 10년 전이다. 서울시는 일대 공원 조성 사업 폐지론에도 2015년 9월 한남동 677-1번지 일대 2만 8197㎡ 땅에 대한 한남근린공원 조성계획을 결정해 지형도면을 고시했다. 2020년 4월에는 주민 공람을 마치고 같은 해 6월 조성계획을 구체화한 도시계획시설사업 실시계획까지 인가했다. 이 실시계획에는 부영주택이 소유한 토지를 포함해 공원 부지를 수용·사용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부영주택은 2015년 공원 조성계획 결정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1심 법원은 원고인 부영주택 승소로 판결을 선고했지만, 항소심 법원은 1심을 뒤집고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부영주택은 즉각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2018년 소를 기각해 패소 판결이 확정됐다. 부영주택은 굴하지 않고 2020년 공원 조성계획을 구체화한 실시계획 인가도 무효로 해달라며 다시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2023년 4월 1심, 지난해 11월 2심에서 모두 패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서울시가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는 부영주택 주장에 “근린공원 조성은 지역주민을 위한 보건, 휴양, 정서함양 및 도심 경관 개선과 지역주민의 문화적 욕구 및 다양한 여가 활동을 담아낼 수 있는 자연친화적 공간을 조성하는 데에 그 의미가 있는바, 이 부지를 둘러싼 주변지역에 주택이 밀집돼 있고 상당한 규모의 대학병원이 위치하고 있어 다양한 공원 수요 계층이 있음에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근린공원이 부족한 것으로 보여 근린공원 조성 필요성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서울시는 최종 승소 결과를 받고도 고민이 깊다. 한남근린공원 부지 확보를 위해 막대한 비용을 지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비즈한국이 지난달 서울시에 정보공개 청구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는 한남근린공원 조성 사업과 관련한 토지 보상비로 4600억 원, 공사비로 2000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사업을 추진하려면 10여 년 전 부영주택 측 매수 가격으로 알려진 1200억 원보다 4배가량 비싼 가격을 토지 수용 보상비로 지불해야 하는 셈이다.
하지만 재판 결과가 확정되면서 한남근린공원 조성 사업 시행에 대한 판단을 지체할 이유는 사라졌다.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국토계획법)에 따라 공원과 같은 도시계획시설 사업 시행자가 실시계획 고시일로부터 5년 이내 사업 부지에 대한 수용재결 신청을 하지 않는 경우 해당 실시계획은 효력을 잃는다. 한남근린공원 사업 실시계획 실효는 오는 6월 26일로. 불과 3달가량 남은 셈이다. 기한을 넘으면 앞선 소송과 무관하게 공원 조성 계획은 원점으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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