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의 길어지는 침묵에 사회적 불안과 혼란이 점점 커지고 있다. 조용히 기다리고 있던 헌법학자들마저 "이 이상 지체하면 위기만 더 커진다. (윤석열 대통령을) 즉각 파면하여 헌정을 조속히 회복하여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헌법학자 100여명이 참여하는 '헌정회복을 위한 헌법학자회의'는 20일 "헌재는 조속히 대통령 탄핵을 결정하라"는 긴급성명을 냈다. 이들은 "오늘로 12.3 계엄사태가 발발한 지 108일째, 대통령 윤석열이 탄핵소추된 지 97일째"라며 "지금의 상황에서 척사입정(斥邪立正, 삿됨을 배척하여 정의를 바로 세움), 파사현정(破邪顯正, 삿됨을 깨부수고 정의를 밝힘)의 중차대한 임무를 가진 유일한 국가기관이 헌재"라고 강조했다.
외부로부터 법기술자들의 온갖 회유와 위협, 정치적 억지 논리가 헌법의 외피를 두르고 난무하고 있지만, 결코 물러서서는 안 된다. 마지막까지 오직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재판관으로서의 양심에 따라 헌정질서를 수호하고 민주공화국의 장래를 기약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현재 헌재는 연일 '대통령 탄핵심판 최장 심리' 기록을 새로 쓰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 탄핵심판은 변론 종결 후 14일, 박근혜 대통령은 11일만에 결론이 나왔지만, 이번에는 벌써 23일이 지났다. 헌법학자회의는 "외부로부터 법기술자들의 온갖 회유와 위협, 정치적 억지 논리가 헌법의 외피를 두르고 난무하고 있지만, 결코 물러서서는 안 된다"며 "이 이상 지체하면 위기만 더 커진다. 돌다리를 두들겨 건너려다 너무 두들겨 깨져버리면 건널 수조차 없게 된다"고 우려했다.
"윤석열, 준법의지도 찾기 어려워… 즉각 파면해야"
헌법과 법률이 정하는 요건과 절차를 준수하지 않은 채 국회를 반국가단체로 단정하여 그 권능을 배제할 목적으로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군병력을 동원하여 정치과정을 중단시키는 것은 그 자체로서 중대한 헌법 위반이 아닐 수 없다. 또한, 계엄선포 이후 대통령 경호요원들을 방패로 삼아 체포영장의 집행을 저지하는 한편, 객관적 사실에 명백히 반하는 거짓 진술들을 하고 있을 뿐 아니라, 증인들에게도 거짓 진술을 유도하는 등 수사기관, 법원, 헌법재판소의 권위와 정당성을 부정함으로써 법치주의의 근간을 훼손하는 태도를 지속하여 헌법질서의 수호의지는커녕 최소한의 준법의지도 찾아보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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