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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도 6천억원 안팎 투자…손실 위기
알짜 점포 팔아 차입금 상환하고 배당…MBK 사모펀드 투자금 회수
자구책없이 불시에 기업회생 신청…'제2 티메프 사태' 우려도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 국내 대형마트 2위 업체인 홈플러스가 자금난으로 전격적으로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하면서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에 대한 책임론도 확산하고 있다.
MBK가 10년 전 막대한 차입금으로 홈플러스를 인수해 아무런 자구 노력 없이 불시에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하는 무책임한 행태를 보인 데 대해 '기업 사냥꾼의 먹튀 본색을 드러냈다'며 거센 비판이 일고 있다.
MBK는 10년간 점포 매각 등으로 빚을 갚고 배당을 받는 등으로 투자 원금 회수에 주력했다. 그러나 홈플러스 도산 결정을 내리기 직전까지 개인과 법인 등의 일반 투자자들을 상대로 기업어음(CP) 등을 팔았고 국민연금도 6천억원 안팎을 투자해 손실 위기에 놓였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MBK파트너스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업계에서는 홈플러스 재무 상황이 극도로 악화한 상황에서도 MBK가 아무런 자구 노력을 하지 않은 채 기업회생 절차에만 기댔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MBK가 홈플러스의 재무 구조 개선을 위한 자구책 대신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한 것은 더는 손해 보지 않겠다는 의중을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법원의 홈플러스 기업회생 절차 개시 결정으로 거액의 인수 대금을 빌려준 금융권은 당분간 대출금 회수가 난망한 상황이 됐다.
앞서 홈플러스는 기업회생을 신청하기 직전인 지난달까지도 CP를 발행해 개인 등의 투자자를 상대로 판매해 논란이 되고 있다.
MBK는 기업회생 절차 개시에도 점포는 정상 운영한다고 밝혔으나 홈플러스에 납품하는 중소 판매자들은 행여나 대금을 떼일까 우려가 큰 상황이다.
투자은행(IB)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로선 시장의 신뢰를 얻는 게 우선인 만큼 '제2의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를 막기 위해 MBK 차원의 자구책 마련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김병주 MBK 회장은 사재를 내놓는 등의 방식으로 홈플러스 부실 경영에 따른 한국 경제에 혼란과 홈플러스 채권 등에 투자한 투자자들의 손실을 초래한 데 대한 책임을 지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