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흑돼지는 그 특유의 짙은 흑색과 위로 쫑긋 솟은 작은 귀, 다부진 몸매로 다른 지역의 돼지와 구별되며, 그 맛 또한 뛰어나 관광객과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제주엔 제주흑돼지를 주메뉴로 성업 중인 음식점이 즐비하다.

그렇다면 천연기념물인 제주흑돼지를 식당에서 마음 놓고 먹어도 되는 걸까. 연합뉴스는 2일 제주흑돼지에 대한 갖가지 궁금증을 정리했다.
제주에서 흑돼지는 단순히 음식 재료 이상이다. 마을주민들은 과거 혼례와 초상, 대소상 등 집안에 큰일이 있을 때, 마을의 무사안녕과 풍년을 기원하는 마을제를 지낼 때 가장 귀한 음식으로 흑돼지를 나눠 먹었다.
'돗통시'라고 하는 돌담으로 두른 변소에서 길러지며 농가 퇴비생산과 화장실 청소부 역할을 도맡아 '똥돼지'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제주흑돼지의 기원은 명확하지 않다. 다만, 2000여 년 전 만주 지역의 소형 돼지가 한반도에 들어와 정착한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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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제주도 축산진흥원에서는 1986년부터 재래종 돼지 5마리를 확보해 순수 혈통을 관리하고 있다. 2015년에는 문화재청이 제주흑돼지를 국가지정문화재인 천연기념물로 지정했다. 관리번호는 제550호이고, 영문 명칭은 'Jeju Black Pig'이며, 관리단체는 제주특별자치도(도지사)다.
그렇다면 천연기념물인 제주흑돼지를 먹어도 되는 걸까. 국가유산청의 '천연기념물 제주흑돼지 관리지침'은 천연기념물 제주흑돼지를 '제주특별자치도 축산진흥원 사육시설과 방목장 보호구역 내의 제주흑돼지'라고 명시했다.
결국 천연기념물은 제주도축산진흥원에서 사육 중인 순수 혈통의 제주흑돼지에 한정된다. 현재 275마리가 사육되고 있다.

시중의 흑돼지는 고유 혈통의 제주흑돼지를 농가에서 다른 품종과 교배해 생산성을 높인 개량종이다. 이들 개량종은 맛과 품질은 뛰어나지만, 지방층이 두껍고 생산성이 낮은 제주흑돼지의 단점을 보완하고 있다.
제주 고유의 재래흑돼지는 질병에 대한 저항력이 강하고 고기의 질이 우수하고 맛도 좋지만, 지방층이 두껍고 생산성이 낮은 단점이 있다.
농가에서는 맛과 품질이 뛰어난 고유 제주흑돼지와 몸집이 크고 우수한 햄프셔, 육질이 연하고 부드러운 버크셔·듀록 등과 교잡한 합성 종돈을 사육한다. 지난해 말 기준 제주도 내 258개 양돈농가에서 사육되는 돼지는 모두 51만 9209두로, 이중 흑돼지는 15만 5446두로 전체의 29.9%를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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