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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단독] 빅5 병원 밤에 산모 볼 교수 없어… 동네병원 의사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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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3.01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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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국내 ‘빅5(상위 대형 병원 5곳)’ 중 하나인 A병원에서 산과(産科) 전임의(세부 과 전문의) 과정을 마치고 떠난 B씨는 최근 다시 이 병원에서 일하고 있다. B씨는 현재 동네 병원에서 ‘페이 닥터(고용돼 월급 받는 의사)’로 일하면서, 일주일에 한두 번은 평일 낮 근무를 마치고 A병원을 찾아 저녁 7시부터 다음 날 아침 7시까지 야간 당직 근무를 한다. “밤·새벽 시간대에 당직 설 인력이 너무 없다. 제발 좀 도와달라”는 A병원 의사들의 요청에 응한 것이다.

의료계에선 이를 ‘외부 당직’이라 부른다. A병원에는 B씨를 포함한 두 명의 산과 의사가 외부 당직을 서고 있다. 개원가에서 월급을 받고 일하는 의사들은 대학 병원 등 당직 근무를 겸할 수 있다.


최근 서울 주요 병원들이 분만실에서 일해본 경험이 많은 ‘개원가 산과 전문의’를 긴급 수혈받고 있다. 야간에 병원으로 실려오는 고위험 산모는 많은데 이들을 진료·수술할 산과 인력은 갈수록 줄고 있기 때문이다.

저출산 등으로 인해 빅5 병원 산과 전임의 수는 2007년 20명에서 올해 9명으로 절반 아래로 줄었다. 게다가 지난해 의정 갈등이 불거지면서 전공의들마저 병원을 떠났다. 이런 가운데 분만을 전문으로 하는 산과 교수가 빠지면, 동료 의사들도 당직 등 부담이 가중되면서 연쇄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그러자 대형 병원마다 개원가 산과 의사를 당직 인력으로 뽑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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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영향은 고위험 임신부들이 많이 찾는 빅5 병원들에서 두드러진다. 서울아산병원은 의정 갈등이 불거진 작년부터 개원가 산과 의사들을 당직으로 채용했다. 병원 관계자는 “산과에서는 일정을 미룰 수 없는 응급 수술을 많이 하기 때문에 의료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고 했다. 서울대병원도 최근 산과 교수 한 명이 그만두면서 외부 인력 채용을 논의 중이다. 서울대병원은 지난해 말 산부인과 전임의를 12명 모집했지만 한 명도 지원하지 않았다.

대형 병원에 채용된 개원가 의사들 다수는 해당 병원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다. 병원 운영 체계를 잘 알고 있고 간호사 등 의료진과도 손발이 잘 맞는다. 한 의료계 인사는 “실력 있는 개원가 산과 의사들 덕분에 대형 병원들이 분만실을 겨우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산과 인력은 갈수록 급감할 전망이다. 대한산부인과학회는 전국 158명인 산과 교수가 2032년엔 125명, 2041년엔 59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산과 인력 감소와 함께 수도권 환자가 지방 대학 병원으로 이송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6일 경기도 평택의 한 중소 병원을 찾은 24주 차 쌍둥이 임신부 C(26)씨는 “큰 병원에 가야 한다”는 소견을 받고 300km 이상 떨어진 경남 창원에서 긴급 수술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경기 등 수도권 대학 병원과 충남·대전 등 병원 20여 곳을 수소문했으나 전문의 부재 등의 이유로 수용할 수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고 한다. 결국 C씨는 소방 헬기를 타고 1시간가량 이동해 창원 경상국립대병원으로 가서 응급 수술을 받았다.

...

산과 기피는 저출산 외에도 낮은 수가(건보공단이 병원에 주는 돈)와 큰 소송 부담 때문이다. 한 대학 병원 산과 교수는 “고위험 임신부들은 분만 후 산후 출혈 등 위중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어 아무리 경험 많은 의사라 해도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정부는 분만과 관련, 불가항력 의료 사고 발생 시 국가의 보상 한도를 10억원으로 대폭 올리고, 생명과 직결된 필수 진료에 대해선 의사의 중과실이 없는 한 환자가 중상해를 입어도 불기소하는 등의 방안을 검토 중이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23/0003890998?sid=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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