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스페이스, 지난 2014년부터 10년 동안 이어온 팀코리아 후원 중단
아시안게임 등 대한체육회 입찰 결과 7억1100만원 계약은 푸마 품으로
노스페이스 측 입찰 참여 여부는 밝히지 않고 계약 종료만 설명

영원아웃도어가 전개하는 글로벌 브랜드 '노스페이스'가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단인 '팀코리아(Team Korea)'의 후원사 자리를 푸마에게 내주며 자존심을 구겼다. '역대 최장기 후원사'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돼 버렸다.
27일 유통업계와 체육계에 따르면 대한체육회는 지난해 10월 '2025 동계대회 대한민국 선수단 공식 선수단복 제작' 입찰 공고를 냈다.
해당 입찰은 '2025 제32회 토리노동계세계대학경기대회'(동계 유니버시아드, 2025년 1월 13~23일)와 '2025 제9회 하얼빈 동계 아시아경기대회(동계 아시안게임)'의 대한민국 선수단 개·폐회식, 결·해단식, 공항 출·입국 등 공식행사 시 공식 선수단복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선수단은 동계 유니버시아드와 동계 아시안게임이 각각 약 135명, 약 260명 규모였고 총 사업비는 7억1100만원에 이른다.
특히 대한체육회는 공식 선수단복 제공을 통해 선수단의 우수 성적에 기여해야 하는 것이 목표라고 안내했다. 이를 위해 제안서 기술평가가 이뤄졌으며 디자인 등을 확인하기 위한 문화위원회 심의도 거쳤다.
입찰 결과 이번 주인공은 그동안 팀코리아를 독점 후원해 온 노스페이스가 아니었다. 대한체육회는 독일의 스포츠 브랜드 '푸마'의 손을 들어줬다.
대한체육회 측은 심사 결과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푸마는 입찰 가격면에서 상대적으로 좋은 조건을 내걸고 기능성과 디자인 등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아 입찰 계약을 맺은 후 대한체육회에 공식 선수단복을 납품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2014년부터 10년 이상 굵직한 국제 경기에서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단과 함께 시상대에 오르는 영광을 얻었던 팀코리아 공식 단복의 후원을 맡아 온 노스페이스는 자존심을 크게 구기고 만 것이다.
실제로 노스페이스는 지난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을 시작으로 리우 하계올림픽, 평창 동계올림픽, 도쿄 하계올림픽, 베이징 동계올림픽 등을 거쳐 지난해까지 팀코리아 공식 단복을 제공한 역대 최장기 공식 후원사였다. 여기에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및 동계패럴림픽 때는 대회 공식 파트너로도 활약했다.
특히 지난해 파리 올림픽에서는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이 선전하면서 선수들이 착용한 팀코리아 공식 시상용 단복이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당시 노스페이스는 '시상용 단복'을 비롯해 '일상복'(후드 재킷, 긴팔티, 반팔티, 폴로티, 반바지 등)과 '선수단 장비'(운동화, 슬라이드, 캡, 버킷햇, 양말, 백팩, 숄더백 및 여행 가방 등) 등 총 23개 품목으로 구성된 팀코리아 공식 단복을 지원했다.
그 결과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팀코리아의 공식 단복은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 노스페이스는 '팀코리아 레플리카 컬렉션'을 선뵀으며 파리 올림픽 기간 명동 플래그십 스토어는 물론 롯데백화점 잠실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등에서 순차적으로 팀코리아 팝업 스토어를 운영해 흥행에 성공했다.
무엇보다 팀코리아의 선전에 노스페이스는 후원 효과를 톡톡히 봤다. 파리 올림픽 기간 노스페이스 공식몰의 주간 판매 랭킹 상위 10개 중 9개를 '팀코리아 레플리카' 상품이 차지했다. 바람막이와 재킷, 반팔티 등 선수들이 경기와 시상식에서 입었던 유니폼 등은 일부 쇼핑몰에서 품절 행진을 이어가기도 했다.
게다가 노스페이스는 지난해 1월 대한체육회 주최로 개최된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 결단식’ 행사에서도 팀코리아 공식 단복을 공개하며 후원을 했다. 노스페이스 측은 당시 "국가대표 선수들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국가대표라는 자긍심을 느낄 수 있도록 세심한 지원을 이어가겠다"는 포부까지 홍보용으로 활용했다.
그러나 이 포부가 무색하게 이번 동계 시즌에는 그 자리를 푸마에게 내준 꼴이 됐다.
본지 취재 결과 노스페이스 측 해당 입찰에 대해 참여 여부는 끝내 밝히지 않았다. 그저 단순한 계약 종료라는 설명만 있었다.
노스페이스 관계자는 "대한체육회와 체결한 국가대표팀 공식 후원 계약은 지난 2024년 12월 31일부로 종료됐다"며 "현재 우선협상 기간이 연기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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