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제철소 냉연공장 올스톱
지난달부터 게릴라 파업 반복
생산 차질로 손실만 254억원
사측, 수백억 적자 감수하고
'1인당 2650만원' 제안했지만
노조 "4500만원 달라" 맞서
사면초가 현대제철 경영악화 비상
폐쇄 길어지면 車·가전도 차질
현대제철이 24일 낮 12시부터 충남 당진제철소의 냉연공장 문을 걸어 잠갔다. 노동조합이 과도한 성과급을 요구하며 파업을 반복하자 ‘부분 직장폐쇄’로 맞선 것이다. 현대제철이 직장폐쇄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냉연강판은 자동차와 가전제품 등에 두루 쓰이는 철강재라는 점에서 직장폐쇄가 장기화하면 산업계 전반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냉연강판 생산 차질 불가피
현대제철이 이날 부분 직장폐쇄를 결정한 공정은 이 회사 냉연강판 생산량의 70%를 책임지는 당진제철소 냉연강판 생산라인 중 상공정(PL/TCM) 파트다. 열연강판을 염산으로 세척하고 압연기로 두께를 줄이는 핵심 공정이다. 이 공정이 막히면 후속 작업도 함께 멈춰 선다. 하루 1만8000t, 연간 450만t에 이르는 당진제철소의 냉연강판 생산이 전면 중단된다는 얘기다.
현대제철이 막대한 생산 차질에도 불구하고 직장폐쇄를 결정한 건 노조의 막무가내식 파업 위협에 끌려다니지 않기 위해서다. 현대제철은 여러 악재에도 1인당 2650만원(기본급 450%+현금 1000만원)에 이르는 성과급을 내놨지만, 노조는 이를 거부하며 한 달째 총파업과 ‘게릴라(부분·일시) 파업’을 반복했다. 이로 인해 이달 들어서만 냉연강판 27만t을 생산하지 못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피해금액은 254억원에 이른다.
노조의 요구는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낸 현대자동차와 기아에 맞춰져 있다. 이들이 받은 1인당 4500만원(기본급 500%+현금 1800만원)을 성과급으로 달라는 것이다. 퇴직자가 현대차와 기아 차량을 살 때 20%를 할인해달라는 요구도 추가했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영업이익(연결기준 3144억원)이 전년(7983억원)보다 60% 줄어든 만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별도 기준으로 산정하면 회사 측 제시안으로 성과급을 줘도 473억원 흑자에서 650억원 적자로 전환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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