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선호·업황 부진에 인기 시들
고급인재 석화 전공 기피현상 확산
스페셜티 개발 인재 확보 차질 우려

국내 석박사 준비생들의 석유화학 전공 기피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석유화학 인재 산실이라고 불리는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의 석박사 통합 과정 경쟁률이 3년 반만에 0점대를 기록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이는 중국발 공급과잉, 글로벌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 등으로 우리 석화업계가 자칫 근원적 경쟁력을 잃고 내리막길을 걸을 수 있다는 위기론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고급 인재들이 석화 산업을 계속 기피하면 한국 석화 산업 뿌리가 흔들리는 것은 물론 기업들의 스페셜티(고부가가치) 전략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7개 학기 만에 지원자 미달=24일 서울대가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2학기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의 석박사 통합 과정 경쟁률은 0.94대 1이다. 모집인원(17명)에 비해 지원자 수(16명)가 적었다. 0점대 경쟁률을 기록한 건 2021년도 1학기 이후 7개 학기, 즉 3년 반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같은 기간 석사 과정에서는 모집인원(8명)과 지원자 수(9명)가 비슷했다.
올해 1학기에는 석사 과정 경쟁률 1.44대 1, 석박사 통합 과정 경쟁률 1.21대 1을 기록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하지만 최근 석유화학 시황을 고려했을 때 경쟁률은 언제든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서울대 입학을 원하는 수험생에게도 비슷한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서울대가 학생부종합전형을 첫 도입했던 2024학년도 신입생 모집 당시 화학생물공학부의 수시 일반전형 경쟁률은 7.1대 1이었지만, 이듬해 6.98대 1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정시 모집 경쟁률은 4.7대 1에서 4.48대 1로 떨어졌다.
▶석화 산업 위기에 인재들 외면=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뿌리는 1946년에 설립된 서울대 화학공학과다. 서울대 화학공학과는 1990년대 공업화학과 등과 통합하면서 응용화학부로 재탄생했다. 응용화학부는 2005년 현재의 화학생물공학부로 명칭을 변경했다.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는 한국 석유화학 산업을 이끄는 인재를 배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롯데 화학군을 진두지휘했던 이훈기 전 롯데케미칼 대표이사가 서울대 화학공학과 출신이다. 2010년대 중후반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을 각각 이끌면서 라이벌 관계를 형성했던 박진수 전 부회장, 허수영 전 부회장은 서울대 화학공학과 70학번 동기이다. 지난해 한화솔루션 큐셀부문 대표이사로 선임된 홍정권 대표도 서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했다.
이뿐만 아니라 지난해 9월 말 기준 LG화학, 롯데케미칼에서 서울대 화학공학과 혹은 공업화학과, 응용화학부에서 학·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임원은 각각 9명, 11명이다.
석유화학계 리더를 배출하는 학부의 입학을 인재들이 기피하는 이유는 시황 부진이라고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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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6/00024331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