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 엇갈린 '관광 성적표'
도시마다 관광콘텐츠 갖춘 日

1341만 명→3687만 명(일본) 대 1391만 명→1633만 명(한국).
2014년과 2024년 한국과 일본의 외국인 관광객을 비교한 수치다. 10년 전만 해도 관광객 수가 비슷했는데 그새 일본 관광객은 세 배 가까이 늘어 2030년 6000만 명 달성을 바라보고 있다. 한국은 10년째 1000만 명대 ‘박스권’에 갇혀 있다. K컬처 인기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는데도 한국 관광객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1731만 명)보다 줄었다. 이유가 무엇일까.
○ 서울에 쏠린 관광 인프라·콘텐츠
전문가들은 두 국가의 관광산업 성과를 가른 결정적 요인으로 ‘인프라’와 ‘콘텐츠’를 꼽았다. 일본은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 등 인프라와 콘텐츠를 둘 다 갖춘 관광도시가 많다. 지방 공항 등 교통 인프라를 촘촘히 구축하고 도시별로 특색 있는 관광 콘텐츠를 적극 육성하고 있다. 여기에 엔저효과까지 더해져 지난해 방일 외국인 관광객은 사상 최대치(3687만 명)를 찍었다. 국적별 비중을 보면 한국인이 24%(882만 명)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일본 관광수지는 2조5939억엔(약 18조8000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한국은 다르다. 관광 인프라와 콘텐츠가 서울 한 곳에 쏠려 있다. 외국인을 끌어올 매력적인 관광도시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외국인 관광객의 서울 방문율은 77.2%(중복 기준)로 압도적이었다. 부산(16.0%), 제주(10.1%) 등과 격차가 크다. 방한 외국인의 재방문율은 2019년 58.3%에서 2024년 54.2%(3분기 기준)로 떨어졌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한국은 서울을 한 번 방문하면 다시 올 이유가 없다는 말을 듣곤 한다”고 했다.
지방 관광이 활성화되지 못한 이유로는 교통 인프라 부족이 꼽힌다. 일본은 공항 간 국내선 항공편이 활성화돼 있고, 국적기인 일본항공(JAL)을 타고 입국하면 국내선 항공편을 무료로 제공해 지방 관광을 유도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외국인이 인천공항에 입국한 후 부산, 강릉 등에 가려면 국내선이 많은 김포공항까지 가거나 2~3시간 걸려 서울로 이동한 뒤 KTX 또는 버스를 타야 한다. 그마저도 다국어 서비스 등이 미흡해 외국인이 이용하기 어렵다는 불만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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