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단비만 막자.’ 이번 시즌 여자프로농구에서 아산 우리은행을 상대한 팀들이 공통으로 내세운 전략이다. 매 경기 더블 팀 수비가 따라붙었다. 모두가 김단비를 막았지만 김단비는 막히지 않았다. ‘이게 내 마지막 경기일 수도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뛰다 보니 어느새 정규리그 정상에 도달했다. 김단비는 살아있는 ‘농구 전설’이 됐다.
우리은행은 지난 16일 2024~2025시즌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우승을 조기 확정했다. 우리은행에는 15번째, 김단비에게는 7번째 정규리그 우승이다. 지난 19일 서울 성북구 우리은행 체육관에서 경향신문과 만난 김단비는 “플레이오프를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하는 생각만 하고 있다”라며 웃었다.
2008년 신한은행에서 데뷔한 김단비는 올해 데뷔 18년 차를 맞았다. 삼십 대 중반에 접어든 나이이지만 그의 질주 본능은 식을 줄을 모른다. 이번 시즌 평균 성적은 21.8득점 11리바운드 3.7어시스트다. 김단비는 개막 직후 세 경기에서 34득점, 34득점, 30득점을 기록하며 국내 선수 최초의 단일 리그 3경기 연속 30+ 득점이라는 역사를 썼다.
데뷔 이래 ‘신한은행 왕조’의 한가운데에 있었던 김단비는 이제 ‘우리은행 왕조’ 건설에 앞장서고 있다. 김단비는 2022년 우리은행으로 이적한 뒤 두 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지난 시즌에는 정규리그를 2위로 마무리한 뒤 낮은 확률을 뚫고 최종 우승을 거머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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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간 김단비의 시즌 목표는 항상 같았다. ‘지난 시즌보다 더 나은 시즌을 치르자’는 것이었다. 김단비는 우리은행에 입단한 이래 평균 득점과 리바운드를 꾸준히 높여 가며 자신과의 약속을 지켰다. 한계가 없는 듯 질주해온 김단비는 서른다섯에 득점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김단비는 “이제는 ‘이 경기가 나에게 마지막일 수도 있다’라는 생각으로 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시즌보다 좋은 기록은 앞으로 나오지 않을 것 같다”라며 “다음 시즌 목표는 다른 걸로 바꾸려고 한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이십 년 가까이 코트를 누빈 김단비에게도 농구는 여전히 어렵고 힘들다. 그럼에도 버저가 울릴 때까지 그는 승리만을 생각하며 뛴다. 김단비는 “어렵게 정규리그에서 우승했는데 플레이오프에서 떨어진다면 지금까지의 여정이 순식간에 사라져버릴 것만 같다”라며 “우승이 헛되지 않게 플레이오프에 임하고 싶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언제나 마지막처럼 뛰는 김단비에게 아직 끝은 오지 않았다.
전문 https://m.sports.naver.com/basketball/article/144/000102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