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전 사령관은 오후 11시14분쯤 양 준장에게 ‘수방사 병력이 국회로 진입할 수 있게 길을 안내해 달라’고 처음 요청했다. 양 준장은 국회 진입에 협조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길 안내는 어렵다”고 거절했다. 하지만 이 전 사령관은 1시간 넘게 국회 길 안내를 반복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사령관은 자정을 넘긴 0시34분까지 최소 7차례 전화해 이같이 요청했고, 양 준장은 거듭 “협조가 어렵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 전 사령관이 양 준장에게 길 안내를 반복 요청한 시점은 검찰 수사를 통해 확인된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의 지시 시점과 맞물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의 김 전 장관, 이 전 사령관 등 공소사실을 종합하면 김 전 장관은 지난해 12월 3일 오후 10시40분쯤 전군주요지휘관회의 후 이 전 사령관에게 전화해 ‘국회를 봉쇄해 국회의원들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 의결을 저지할 것’을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4일 0시30분쯤부터 국회 주변에 있던 이 전 사령관에게 약 3차례 전화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아직도 못 들어갔느냐. 본회의장으로 가서 4명이 1명씩 들쳐 업고 나오라고 해”라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전 사령관은 양 준장에게 길 안내를 요청했지만 무산됐고, 결국 수방사는 국회 외곽을 통제하던 경찰의 협조를 받아 경내에 진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윤 대통령 측은 국회 계엄군 투입은 질서 유지 목적이었을 뿐 국회 의결을 저지하려는 목적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검찰은 이 전 사령관의 요청 내용 등을 구체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이날 양 준장 자택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양 준장은 참고인 신분이다. 윤 의원은 “이 전 사령관이 수차례 길 안내를 요청한 것은 계엄군의 국회 투입 목적이 계엄 해제 의결 저지라는 점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현 기자(jhyun@kmib.co.kr)김재환 기자신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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