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염병. 이쁘면 이쁘다고 미리 말을 해줘야 할 거 아냐.
사람 당황스럽게시리..

욕을 해도 좋고 도둑질도 좋은데,
나한테 거짓말만 하지마. 알았니?

여지껏 내 손으로 씻기고 입힌 것들 중에
이만큼 이쁜 것이 있었나?

참, 아가씨는 하녀의 인형이구나.
이 많은 단추들은 다 나 좋으라고 달아놓은 거지.

네 얼굴, 자려고 누우면 꼭 생각나더라 난.

저희 이모는요,
손님 오신다고 하면
먹던 숟가락도 놓고 애기씨를 씻겼대요.
손님이 애기한테서 좋은 냄새 난다고
그럴 때가 제일로 기뻤거든요.
아가씨는 제 애기씨세요.

-태어나는 게 잘못인 아기는 없어요.
갓난 아기랑 대화할 수만 있었어도
아가씨 어머니는 이렇게 말씀하셨을 거예요.
너를 낳고 죽을 수 있어서 운이 좋았다고.
하나도 억울하지 않다고
-책에 나오는 동무라는 건 이런 것일까?

나는, 생각을 해야 돼.
나는 아주 부자가 되어서,
아주아주 먼 항구에 가고,
이름도 모르는 것을 먹고,
반짝거리는 것들을 잔뜩 사고.
그리고...히데코 생각을 하지 않고.
히데코 생각을 절대...

얘 왜 이럴까?
왜 이렇게 쿵쾅거리면서 제가 화났다는 걸 표시 내고,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서 한숨 쉬고.
백작하고 마주칠 때 마다
숙희의 눈은 이렇게 말하는 것 같다.
'당신 싫어요'

약속할 수 있어? 나 안 버린다고.

-아가씨는요. 그런 거 모르고 사는 게 좋아요?
큰 바다에 얼마나 많은 배들이 오고 가는지.
떠나는 이, 돌아오는 이, 보내는 이, 맞아주는 이.
아가씨 제일 멀리 가 본 게 어디에요, 뒷동산이죠?
-지금 이대로도 괜찮을 것 같아.
너만 같이 있어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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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희야. 내가 걱정 돼? 난 네가 걱정 돼.

겨울이면 훔친 가죽 지갑들을 엮어
외투를 만들었다는 유명한 여도둑의 딸.
저 자신도 도둑, 소매치기, 사기꾼.
내 인생을 망치러 온 나의 구원자,
나의 타마코,
나의 숙희.


영화 <아가씨>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