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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개인적으론, 탄핵 반대 집회가 더 재미있다. 물론, 주장에 끌리거나 분위기가 흥겨워서가 아니다. 예상치 못한 놀라움의 연속이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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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2.03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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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47/0002461293?sid=102

 

 

개인적으론, 탄핵 반대 집회가 더 재미있다. 물론, 주장에 끌리거나 분위기가 흥겨워서가 아니다. 예상치 못한 놀라움의 연속이어서다. 도무지 납득하기 힘든 일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벌어지고 있어 집회 내내 고개를 갸웃거리게 된다. 확신에 찬 그들의 표정을 보노라면, 다가가 이유를 묻는 것조차 두렵다.

 

재미있는 건, 그들의 주장은 대개 윤석열 대통령 탄핵의 부당성보다 중국과 페미니즘에 대한 혐오를 앞세우고 있다는 점이다. 탄핵 반대를 명분으로 한 집회인데, 그들의 관심사는 다른 곳에 있었다. 모르는 외국인이 본다면, 마치 윤 대통령이 중국과 페미니즘을 반대했다는 이유로 탄핵당한 것으로 오해할 듯하다.

"외교적으로 무례하고 안하무인인 데다, 뒷돈 써서 몰래 기술을 탈취해 가는 '악당 국가'인 중국에 굴복해서는 안 되죠."
"'페미'들이 탄핵 찬성 집회를 주도하고 있다는데, 우리도 결집된 힘을 보여주어야 하지 않겠어요?"


그곳에서 만난 청년 참가자들은 사전에 입이라도 맞춘 듯 이런 이유를 댔다. 세상에서 중국이 가장 싫다는 한 청년은 자신의 경험이라면서 중국의 '만행'을 열거했다. 기실 그가 근거 삼은 경험이란 유튜브 등을 통해 얻은 믿거나 말거나 식의 정보이거나 언론에 소개된 중국 관련 뉴스를 침소봉대한 내용들이었다.

'페미들이 나대는 게 싫어' 집회에 나왔다는 한 청년의 분노엔 할 말을 잃었다. 윤 대통령의 탄핵과 그가 페미니즘에 반대하는 것과는 아무런 연관성이 없다. 그는 그저 '페미'들이 탄핵에 찬성하니 자신은 탄핵에 반대한다는 뜻으로 읽혔다. 그는 '응원봉'을 든 젊은 여성들 대부분이 페미니스트라고 단정하며 주장을 이어갔다.

 

 

당황스러운 건, 성조기가 태극기 수만큼이나 많을뿐더러 다윗의 별이 그려진 이스라엘 국기와 십자가도 적지 않다는 점이다. 극우라는 말을 꺼리는 자칭 보수 세력에게 조국과 민족은 절대적 가치다. 여러 언론에서도 탄핵 반대 집회를 흔히 보수 집회로 소개한다. 그런데, 남의 나라 국기와 종교적 상징물이 횡행한다는 건 기괴하다 못해 우스꽝스럽다.

 

집회 참가자의 다수가 개신교인이라는 점은 분명해 보였다. 무대 위에서 발언자가 구호를 외칠 때, '할렐루야'나 '아멘'으로 화답하는 이들이 여럿이었다. 구호를 외치다 말고, 집회 장소 근처에 길을 오가는 시민들을 향해 "주 예수를 믿으라"며 선교하는 등 '잿밥에 관심을 둔' 중년의 참가자들도 눈에 띄었다.

탄핵 반대 집회에서 태극기와 성조기가 동시에 펄럭이는 것도 황당한데, 성조기와 이스라엘 국기가, 또 이스라엘 국기와 십자가가 혼재된 상황은 더욱 이해하기 힘들다. 굳이 억지로 꿰맞춘다면, 미국이 윤 대통령을 구원해 줄 거라고 믿고, 그러한 미국의 지배 권력을 좌지우지하는 유대인들에게 도움을 갈구하는 모양새다.

설령 그렇더라도 십자가로 상징되는 개신교와 이스라엘의 유대교는 엄연히 다른 종교여서, 더는 해석이 불가하다. 관련성도 공통점도 찾기 힘들지만, 미국과 이스라엘, 개신교가 모두 윤 대통령 탄핵 반대를 '교집합' 삼아 뭉친 셈이다. 미국인과 이스라엘인이 집회의 현장에 와 본다면, 모두 뜨악한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다.

 

설상가상, 중국이 자행한 부정선거로 인해 민주당이 의회 권력을 찬탈했으니, 입법 독재에 맞선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은 정당했다는 주장으로 이어졌다. 중국이 민주당을 지원한 이유는 이재명 당 대표가 '빨갱이'여서란다. 이토록 황당무계한 논리를 두고, '빼박 증거'라며 기세등등해하는 어르신도 있었다.

 

안타깝게도, 그들의 맹목적인 '믿음'과 '적개심'은 오로지 유튜브에서 비롯된 듯했다. 그들은 우리나라의 정치와 사회, 역사와 문화 등에 관심은 컸지만, 책을 통해 공부하지 않았다. 그곳에서 만난 이들 중에 보수와 극우의 개념을 설명하고 개신교와 유대교의 차이를 구분할 줄 아는 경우는 한 명도 없었다. 심지어 비례대표의 의미조차 모르는 이들도 있었다.

 

 

서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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