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최초’, ‘500억 대작’, ‘스타 감독과 작가, 배우진의 결합’ 등 온갖 수식어로 포장된 ‘별들에게 물어봐’가 시청자의 냉정한 평가를 받아 들었다. ‘콘텐츠 명가’ CJ ENM도 난감한 처지에 놓였다.
4일 첫방송으로 tvN의 새해를 열었지만 ‘2025 기대작’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한 성적을 내고 있다. 1회 3.3%의 시청률로 시작해 1%대로 주저앉았다. 총 16부작 가운데 절반인 8회를 넘겼지만 반등의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공개 2주만 넷플릭스 세계 TV쇼 부문 톱10 8위에 올랐지만, 30일 기준 국내 넷플릭스 순위도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준비 기간 5년, 촬영 기간 1년, 제작비도 500억을 훌쩍 넘는 ‘대작’이지만 공들인 시간과 비용에 비해 시청자의 피드백은 초라한 수준이다.
별들에게 물어봐 흥행 실패로 CJ ENM과 스튜디오드래곤 주가는 한 달 만에 10% 이상 떨어지며 연일 저점을 기록하고 있다. ‘시청률 보증수표’ 공효진과 ‘4년 만의 복귀작’을 택한 이민호의 자존심에도 금이 가게 됐다. ‘파스타’부터 ‘동백꽃 필 무렵’까지 로코퀸 수식어를 자랑한 공효진의 로맨스도 우주에서는 기를 펴지 못했다. ‘더 킹 : 영원의 군주 이후 TV드라마 복귀이자 첫 tvN 드라마에 도전하게 된 이민호조차 시청자를 설득하는덴 실패했다.
혹평이 계속되자 제작진은 급기야 유튜브를 통해 해명(해석) 영상을 공개하기에 이르렀다. 일반적으로 공개하는 하이라이트, 예고, 비하인드 영상 등과 비교하면 파격적인 행보다. 24일 공개된 10분가량의 영상에서 제작진은 ‘기괴하고 괴랄하다’는 시청후기를 박제하며 ‘복잡한 서사와 관계성으로 호불호가 갈리며 난항을 겪고 있다’고 인정했다.
박신우 감독은 “일반적인 로코 호흡으로 바라보면 조금 힘들 수 있다. 무중력 공간에서는 헷갈리며 서로의 감정이 교감 된다”며 “마지막까지 가면 감히 실망하실 분은 없을 것이라 믿는다”고 자신한 바 있다. 시청자는 ‘일반적인 로코’에 익숙하다. 그렇다면 제작진의 심오한 작품 세계를 이해하지 못하는 시청자를 탓해야 하는 걸까.
제작진과 배우진은 입을 모아 ‘우주’라는 공간이 주는 특별함과 그 안에서 오는 감정 변화를 강조했다. 우주에서 과거 연인과의 인연을 일방적으로 정리하고 지구로 돌아온 이브 킴과 공룡의 ‘지구 데이트’ 장면이 예고된 가운데, 중력의 영향을 받는 두 사람에겐 어떤 전개가 펼쳐질지 관심사다.
한편, tvN 토일드라마가 1%대 시청률을 기록한 건 ‘날 녹여주오’(2019) 이후 약 4년 만이다. 별들에게 물어봐가 이 굴욕을 딛고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 제작진과 배우진이 강조한 ‘그냥 로맨스’가 아닌 ‘그 이상의 무언가’가 시청자에게 닿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